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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라떼 Jan 01. 2023

우정을 지키기 위해 나간 쌩돈

이 모자가 뭐라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쌩돈이 나갔다


사연인즉

베프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헬렌 카민스키 모자를 선물했다. 걷기를 같이하면서 친구가 쓰던 모자를 많이 부러워했는데 비싸서 선 듯 사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세일 때만 기다렸는데 좀처럼 세일을 안 한다.

공항에 이 매장이 있어서 한국 가면서 사려고 했는데 코비드로 인해서 시드니 공항에 많은 매장들이 문을 닫았다.


그러다 얼마 전 지난달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모자를 받았다.

내가 사려고 했던 색상의 모자는 너겟 색상이었는데 친구가 선물한 건 검은색 계통의 모자였다.

친구왈 아웃렛에서 샀는데 색상의 선택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정말 고마웠다. 하지만 반면에 부담도 되었다. 모자 가격이 얼마인지 아니까 세일을 해도 비쌌을 것을 아니.


딱 한 번 11월 말에 처음으로 스핏 투 맨리 워킹을 가는 날 모자를 썼다.

모자를 잘 쓰고 갔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분명 차에 탈 때까지 쓰고 있었는데.

집에 와서 모자를 찾으니 모자가 없는 거다. 차 안을 샅샅이 뒤졌는데 없다.


ㅠㅠㅠㅠㅠ 이 비싼 모자 하루 쓰고 잃어버렸다.


친구가 선물로 준 건데..

그래서 친구한테는 말도 못 하고 크리스마스 세일만 기다렸다. 그리고 아웃렛 매장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아웃렛 주소가 안 나온다.

다행히 친구는 지금 한국 여행 중이라, 친구에게 슬쩍 물어봤다.

세상에.. 아웃렛 매장은 11월에 딱 3일만 어디 장소를 빌려서 한 거지 아웃렛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세일을 한다고 해서 웹사이트를 봤는데 내가 선물 받은 모자는 세일을 안 하다.

그리고 가격이 작년에 비해 올랐다.

친구랑 한참 카톡으로 헬렌 카민스키 모자 이야기를 했다. 이 친구는 이모자를 120불 주고 샀다고 했다.

난 친구에게 모자를 잃어버렸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비슷한 걸 사야만 했다.


안군에게 이야기를 하니 막 웃으면서 그래서 비싼 걸 사면 안 된다고. 친구에게 솔직히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 거다. 왜냐면 이 모자 가격이 $300불이 넘기 때문이다.

무슨 모자 하나를 300불 넘게 주고 사냐면서...


그래도 난 친구와의 우정을 지켜야 한다.

어제 시티에 나갔다. 모자를 사기 위해

안군은 신이 나서 직원에게 나의 모자 잃어버린 이야기를 한다.

모자는 빌라 아니면 프로방스였다는 걸 알기에 가자마자 젤 싼 걸로 달라고 했다. ㅠㅠㅠㅠ

정확하게 친구가 선물한건 뭔지 모르고, 친구도 기억이 안 난다도 한다.


결국 프로방스 8로 샀다. 가격은 $325불 ㅠㅠㅠ

작년에는 295불이었는데

직원왈 아웃렛 세일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하고, 같은 디자인이라고 색상이 살짝 다를 수도 있다고 한다.


밑에 흰색 백이 어제 사 온 거고 베이지색 백은 친구가 선물해 준 모자가 들어있던 백이다.



.

모자는 차콜 색이다. 써보니 역시 이쁘긴 이쁘다.

원래 사고 싶었던 색상은 아니지만,

눈물을 머금고 산 모지만

사고 싶었던 것이니

친구와의 우정도 지키고

앞으로 금지옥엽처럼 모시면서 써야 할듯싶다.



새해에는 물건 잃어버리지 말자를 신년 계획으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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