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70대 엄마가 전해 준 산천어 잡은 비법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에서

by 리본위너

긴 설 연휴에 돌입했다.

인천공항은 발 디딜 틈도 없다는데, 우리 가족은 설 연휴에 특별한 여행 계획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강원도에 바람이나 쐬러 다녀오자는 친정 엄마의 번개 같은 계획 아래 가족들이 출발을 했고,

2월 초까지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를 가보기로 했다.


강원특별자치도 화천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는 2011년 미국 CNN이 선정한 '겨울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 이색 겨울축제다. -네이버 정보-
강원도 화천 가는 길. 눈이 소복히 내려앉은 나뭇가지.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한 시점에

산천어 잡기?!

산천어 축제에 도착한 후, 함께 한 가족들은 산천어 잡기가 생소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분주했다.


"산천어가 정말 잡혀? 언제 잡혀?"

"저쪽 분들 많이 잡았다. 가볼까?"

"인내심이 있어야겠네. 언제까지 있어야 될까?"

지역 방송에서도 "안 잡혀요, 어쩌죠?"라는 사연이 왔다는 흥미위주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그때 어느 쪽에서 친정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 잡았다!!"

도착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 할머니! 어떻게 잡았어요?

어떻게 하면 잘 돼요?"

딸과 조카가 함께 막 뛰어가본다.

그리고 할머니의 대답에서 비법을 얻는다.


"할머니는 꼭 잡힐 거라고 생각했어.

마음속으로 하나부터 백까지 세기로 했어.

그리고 반드시 백을 다 세기 전까지 나는 잡을 수 있다고 믿고, 찬찬히 집중했더니,

이렇게 잡히더라!!"




70대의 엄마는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이 담긴 말로 늘 대화를 시작하신다. 이런 마음을 늘 우리 아이에게 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글 한 줄이 사람을 바뀌게 할 수도 있다고 믿는 나는, 배울 점이 있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는데, 그 핵심에 엄마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스킬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믿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스킬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킬도 없고, 몸도 쑤신다는 엄마가 산천어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나는 잡을 수 있지라는 생각, 자기 신뢰, 이로부터 이어지는 집중력 있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너도 나도 역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운의 방향은 그들 중 더 간절하고 마음을 담는 쪽으로 향할 것이다.


평소 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엄마 덕분에 산천어를 잡으며 한결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었다.

산천어 축제에서 산천어도 낚았지만,

그보다 귀한 대화도 함께 낚아 감사한 날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