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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화 Jul 23. 2021

e 마트로 인한 세상 사는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이마트에 갔다. No Brand 코너에서 크리스피 후라이드 치킨을 샀다. 집에 와서 완제품이라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으면 되는 줄 알고 보았더니 조리방법에 '에어프라이어 조리'가 있고 '튀김기....'가 있었다. 이런 잘 못 샀구나. 조리 방법 두 곳의 사진을 찍어 딸에게 보냈다. 조리기구가 없는데 어찌하냐는 질문과 함께. 답인 즉 내가 보낸 사진 중 하나를 다시 보내며 '튀김기 또는 프라이팬 조리'가 있네요. 프라이팬으로 식용유 넣어하세요 한다. 다시 보니 정말 프라이팬 조리가 있었다. 근데 아까 깜놀하여 '에어프라이어 조리'와 '튀김기'만 보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딸이랑 톡으로 여러 가지 얘기와 좋은 정보와 정을 나누었다. 치킨이 준 작은 행복이었다.


마트에 가면 상품을 들고 세일을 한다던지, 상품의 장점을 얘기하면서 지나가는 손님에게 홍보를 하는 마트 종업원을 쉽게 볼 수 있다. 때로는 시끄러워 유쾌하지 않기도 하지만 '무응답이 준 교훈'으로 인해 가벼운 목례로 반응을 해 주고 있다. 오늘도 매장 여러 곳에서 같은 일이 있었다. 식품 코너에 가서 김치 하나를 집어 바구니에 넣었다. 그랬더니 종업원이 와서 '감사합니다' 한다. 내가 살 것 샀는데 감사는 무슨.... 뒤돌아서 몇 발자욱 가는데 종업원끼리 하는 말이 들렸다. '니는 가만있는데도 그냥 가지고 가네.' 해석을 하자면, 사라고 권유를 하지도 않는데 사갔으니 당신은 날로 먹었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매장 진열대 앞을 지나가면 왜 종업원이 상품을 들고 이것 사라고 권유하는지, 진열대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으면 왜 와서 설명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할당받은 매출액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으면 이마트 00점의 매출이니 굳이 상품을 권유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생각했다. 나도 잘 사는 것 아니지만 세상 살기 참 힘들구나.... 영수증을 봤다. 썰은 김치 1.8kg, 16,900원. 그 종업원 오늘 목표 매출액은 달성했을까. 김을 들고 사라고 사람 지나갈 때마다 외치는 그 종업은 어찌 되었을까.


세상 살기 참 팍팍하다. 서민들은 누구나 모두 다른 모습으로 팍팍하게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안전 안내 문자가 자꾸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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