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올림픽이 한창이다.
TV를 통해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텅 빈 관중석이 마치 벌칙을 받은 팀이 경기를 하는 것 같다. 프로 축구에서 팀에 대한 징계의 하나로 '무관중 몇 경기'라는 것이 있는데 지금이 그 징계와 흡사하다. 무관중 경기의 징계 소식을 들을 때, 징계를 받지 않은 팀은 왜 무관중 경기를 해야 하나 싶었다. 어차피 경기는 한 팀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인데...
아무튼 지금 도쿄 올림픽은 관중 없는 징계받은 경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꼭 이 더운 여름에 해야 하는 것일까? 봄이나 가을에 하면 안 될까? 장마가 끝난 지금이 1년 중 제일 더운 시기인데, 왜 하필 지금 할까? 1988년의 서울 올림픽처럼 가을에 하면 딱 좋겠구먼.
그런데, 올림픽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는 어떤 것일까.
이 종목은 이것대로, 저 종목은 저것대로 색다른 맛이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약간의 구분은 있을지라도 특별히 재미있다 없다를 말하기에는 곤란하다.
굳이 재미없는 경기를 꼽으라면, 첫 번째가 별 관심 없는 종목에 다른 나라 선수끼리 하는 경기일 것이고, 두 번째가 관심 없는 경기에 우리나라 선수가 지고 있는 경기일 것이며, 세 번째가 관심 없는 경기지만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을 때 일 것이다. 아무래도 가장 재미있는 경기는 관심 있는 경기에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양궁이나 펜싱처럼 가슴 조이는 쫄깃함을 느껴 재미있다고 하는 것도 가만 보면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을 때다. 이기고 나면 그 여운도 오래가지만, 지고 나면 쉽게 잊힌다. 올림픽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종목은?이라는 질문에는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는 종목'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