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여섯 번째 뷰티에세이가 발행되었네요.
제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인 '미의 기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아래는 뷰티에세이 링크입니다
출처 : 로즈데일리(http://www.rosedaily.co.kr)
http://www.rose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1
나는 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참 좋아한다. 무대 위에서의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예능에서의 꾸밈없고 편안한 모습이 친근하다. 먹는 음식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스타일부터 하는 행동까지 대중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았다. 그녀가 하면 뭐든지 이슈가 되고 유행이 된다.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그녀의 매력에 나만 스며든 것은 아닌가 보다.
그녀를 TV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적잖이 놀랐다. 혼자 사는 모습을 관찰하는 한 예능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에 긴 머리를 틀어 올려 커다란 상투머리를 한 모습은 조금 충격이었다. 그 충격은 나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여자연예인이라 하면 응당 생얼이라 하더라도 나름 꾸민 모습으로 나온다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아이돌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지난 달 웨이브 오리지널에서 공개된 웹다큐 ‘마마무_웨얼 아 위 나우’에서 화사는 외모 악플 때문에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한다. 지금보다 살이 많이 쪘었지만 옷을 과감하게 입었고, 그것에 대해 보수적인 사람들은 “비호감이다, 쟤는 안 될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고, 소속사 대표는 여자는 세상의 시선에서 외모에 대한 평가를 많이 당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설명한다.
외모지상주의와 우리나라
‘루키즘(Lookism)’이란 단어를 들어 보았는가? ‘look’과 ‘ism’이 합성된 단어로 우리나라에서는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많이 사용된다. 2000년 8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새파이어는 인종, 성별, 종교, 이념에 이어 ‘외모’를 새롭게 등장한 차별 요소로 지적했다. 외모에 따라 개인의 우열과 성패가 달라진다고 믿기 때문에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이후 외모지상주의가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이후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는 콘텐츠도 많이 나왔다. 2006년 배우 김아중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미녀는 괴로워>부터, 최근에는 웹툰 <외모지상주의>, <얼굴천재>, <내ID는 강남미인>, <여신강림>, <존잘주의>까지. 주로 못생겼다고 생각되는 주인공의 외모가 아름다워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각종 미디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10~20대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높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하교 후 끼리끼리 모여 화장품가게에 간다. 서로 화장을 해주기도 하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발라보며 화장놀이를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또래문화에 들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만 안하면 뭔가 약해보이고 그들 사이에서 힘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누가 만드나
미얀마의 카렌 족은 어렸을 때부터 여성의 목에 꽉 죄는 링을 겹겹이 끼워 넣는다. 어떤 여성은 이 링 때문에 목이 길어져 30cm나 된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여성의 아랫입술을 찢어 흙으로 만든 원반을 끼워 넣는 풍습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원반의 크기도 커지는데, 심지어 직경이 10cm가 넘는 경우도 많다. 모두 미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욕망에서 비롯된다.
과거 중국에서는 전족이 유행했다. 세 살부터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한 고통스러운 과정이 시작된다. 엄지발가락만 놔두고 나머지 네 발가락을 완전히 꺾어 발바닥에 밀착시킨다. 발을 천으로 꽁꽁 동여매어 성장을 멈추게 한다. 서 있기도 힘들지만 예쁜 발 모양을 만들기 위해 자주 걷게 한다. 약 10센티미터의 발이 가장 이상적이었다고 하니 그 발로 제대로 걸을 수나 있었을까 싶다.
작은 발을 갖기 위한 여성들의 욕망은 다른 여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더욱 증폭되었다. 1년에 한 번 마을 전족대회가 있고,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이상한 여자 취급을 받았다. 옆집 여자가 발을 작게 한다면, 나는 더 작게 만들겠다는 경쟁심과 여성들 사이에서의 평가와 검증이 전족의 유행을 부추겼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는 매일 거울에게 묻는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거울은 백설공주가 가장 예쁘다고 하고, 왕비는 백설 공주를 미(美)의 기준으로 삼는다. 자신이 백설공주보다 더 예뻐질 가능성은 없으니, 백설공주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왕비는 영원히 불행할 수밖에 없다. 거울이 왕비와 백설 공주를 비교하지 말고, 왕비는 왕비대로 아름답다고 해줬으면 어땠을까.
“당신”이 미(美)의 새로운 기준이다
외모를 꾸미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위장하기 위해,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신분이나 계급을 구별하기 위해 치장을 했다. 아름다운 부분은 돋보이게 하고, 추하고 약한 부분은 고치거나 감추기 위한 행위가 아름다움의 도구들을 만들고 발전시켰다.
아름답고 매력 있게 보이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럽다. 아름다움은 자신에게 만족을 주며, 기쁨을 동반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당연한 감각의 결과이다.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아름다움의 도구들,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피부관리, 네일아트, 패션 등을 활용하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외모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스스로 느끼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 판단이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따른 것이라면? 육체를 가지고 태어나 외모를 내보이며 살아야 하는 이상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다. 기쁨을 동반하지 않은 아름다움에 어떤 가치가 있을까.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경쟁적으로 산다면 만족도 행복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화사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에 대해 울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이 시대가 말하는 미(美)의 기준에 내가 맞지 않는다면, 내가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겠다.”고. 일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당당하게 행복을 선택할 줄 아는 그녀가 참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