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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cOllectOr Oct 16. 2018

#15 행복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감성 심리치유 에세이


"당신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보면 많은 이들의 대답은 가족의 건강, 내 집 마련, 취업 등과 같은 것들을 말합니다.

나도 그랬어요. 월급이 오르거나 여행을 가거나 그럴 때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 부쩍 의문이 들이 시작했습니다.

분명 낮엔 행복했던 내가 밤엔 슬프고

오른 월급을 몇 번 받아보니 그때의 행복감은 사라지고 없었죠.

그럼 행복은 어디에 있고 무엇이란 건가.....?

있긴 있는 게 맞나....?




행복에 대한 인터뷰들


인터뷰 1


A :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별 큰탈이 없는 게 행복 같아요,

B : 우리 아이들이 지금처럼 공부 잘하고 잘 자라 주면 행복이죠.

C : 아파트 대출금 다 갚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D: 일 년에 한 번이라도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 다니며 여유 있게 사는 거요.


A에게 질문합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당신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겠군요.

A : 네.....

B의 자녀들 중 하나가 성적이 떨어지고 사춘기라 방황을 심하게 하면 당신의 행복은요?

B:  아마 신경 쓰이고 걱정하느라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요.

C의 아파트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한 지금은 행복하지 않은 건가요?

C:아뇨 , 지금도 행복한 날은 행복하죠.

D님은 여행을 못가는 해가 생기면 어떡하죠?

D :...... 글쎄요......



~하면,~하지 않으면 행복할 것 이란 사람들의 말에서 조건을 빼자 너무 어이없게 우리들의 행복은 사라졌습니다.

남은 행복은 E의 것 하나였습니다.

E : 지난달 베란다 화분에 꽃이 피었는데 그걸 보다 보니 갑자기 행복했어요.


<행복은 모두의 삶에 존재했으나 쉽게 사라지는 것이다>





인터뷰 2



A: 인도 여행을 갔었어요. 갠지스강을 건너는 나룻배를 타려는데 많은 사공들이 너무 과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어요. 관광객들을 붙들고 금액을 외치느라 바빴죠.  그때 허름한 옷에 허리가 굽은 호호 할아버지가 조용히 서있길래 난 그 배를 탔어요.

할아버지는 몇 개 남지 않은 이빨로  입담배를 슬렁슬렁 씹으며 노를 젓고 있었어요.

우린 말도 통하지 않았고 심심하게 그저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할아버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너무 평화롭고 모든 게 충족되어 보이는 표정이었죠. 문득 지금 이 시간을 이 뱃사공은 즐기는구나.

행복해하는구나 싶었어요. 가난을 달고 힘든 노동을 하는 이 할아버지가 너무너무 행복해 보이더군요.

그게 인도에서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어요.



B : 그날은 일요일이었어요. 주말이지만 딱히 약속도 없고 할 일도 없었죠.

집안을 어슬렁거리다 키우고 있던 고양이가 발치에 와서 눕길래 빗질을 해주고 있었어요.

멍하니 빗질을 해주다 문득 나는 놀랐어요. 최근 들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했기 때문이죠.

그 순간은 월급날보다 빨리 지나갔고 맛있는 음식보다 포만감이 없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줬어요.

그리고 사라졌어요. 순식간에 ( 하하하)




< 행복한 이들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행복한 '순간'에 공통점은 있다!

그것은 소유할 수 없는 '찰나'라는 것이다 >


Sometimes  a meal for a day is enough ....


행복에 대한 연구

연구 1


하버드 대학에서 75년간 724명의 미국인들의 삶을 추적 분석하여  무엇이 사람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가를 연구했습니다.

1938년 그룹 1은 하버드 대학 2학년 19세 남학생들 , 그룹 2는 보스턴 빈민가의 빈곤층 19세  남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2년에 한 번씩 설문조사, 가정방문 면담, 의료기록 분석, 가족과의 면담 등을 75년간 해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10대 후반 소년들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다 기록되었습니다. 공장 인부부터 미국 대통령까지, 부자부터 빈민, 알코올 중독자까지 가지각색인 피실험자들의 삶을 조사하며 연구자들은 드디어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바로 '좋은 관계'라는 것을요.


이들이 얻은 교훈 3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회적 연결은 유익하나 고독은 해롭다.

2. 얼마나 많은 관계를 가지냐 보다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3. 좋은 관계는 몸뿐만 아니라 뇌도 보호해준다. 노년의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 끈질긴 연구진이 찾아낸 결과는 의외로 너무 뻔한 답이었습니다. 그래서 또한 우리는 인간관계로 인해 불행 해기도 행복해지기도 함을 거의 매일 경험하니까요.

그럼 우린 좋은 관계를 켜져 있는 스위치처럼 항상 on 하고 살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할 때는?


from TED "What makes a good life?"



연구 2


다음은 자본과 행복 사이의 연구입니다.



총 10년의 시간 중

첫해에 10억을 벌고 이후 9년간 수입이 없는 a 씨.

첫해부터 9해째까지 수입이 없다 마지막 해에 10억을 번 b 씨.

그리고 10년 동안 1년에 1억씩 번 c 씨.

이들의 행복을 비교했을 때 한 번에 오는 행복의 강도는 c 씨가 가장 낮았지만 가장 자주 행복했던,

그래서 행복의 합이 가장 컸던 사람은 c 씨였습니다.

행복은 로또 1등 당첨이 아니라 연금복권이라 비유하면 더 쉽겠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행복의 크기와 행복의 합이라는 말입니다.

한 번에 느껴지는 강렬함이 더 큰 행복을 원하나? 더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원하나?

학자들은 행복의 합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행복 10분, 거기에 다시 30분 이렇게 더해 긴 행복, 행복의 지속기간을 참된 행복으로 본 것입니다.

이 실험의 결론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두 실험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두 실험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답으로 내놓은 돈과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린 이제 지름길을 알게 되었지만,

사실 이 실험이 없어도 알기 쉬웠지만,

왜 자주 행복에 대해 열망하고 불행에 대해 한탄할까요?







행복의 역설



사람들이 행복은 무엇일까를 생각할 때 흔히 하는 생각은 행복은 어떤 모습으로 온다는 것입니다.

실험과 인터뷰에서 보았듯이 돈이던지, 건강이던지, 좋은 관계이던가.

하지만  어떤 '모습'에서 찾는 것이 옳은가에 의문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행복은 어떤 목적도, 대상도 될 수 있으며 소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란 생각에 지금 내 손에 없을 때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이란 무형의 것입니다.

높은 밀도나 질량을 가진 물질은 더더욱 아니므로 금세 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한번 손에 들어왔다고 계속 쥐고 있을 수도 없으며 그것을 잡으러 다닌다고 내 손안에 붙잡아 둘 수도 없죠.

그것들은 모든 인간의 어느 순간에 존재합니다.

어린 시절 겨울방학 한 달 동안, 작년 여름휴가 한주 동안, 지난달 어릴 적 친구와 보낸 하루 동안 분명 존재했었고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어느 누구에겐 하루가 누구에겐 오늘 10분, 그리고 누군가에겐 오늘은 1분도 머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곁에는 몇 배나 많은 불행의 요소가 가득합니다.

타인은 쉽게 행복해질 수 있고 나도 또한  금방 소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면 난

더 큰 불행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타인과의 비교가 우리를 행복하지 못하게 하나?

그 비교의 전제도 , 위의 실험들의 전제도 하나입니다.

우리는 행복해야한다....라는것!

이런 식으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행복, 더 큰 행복, 더 긴 행복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떼 좌절감을 느끼고 갈망에 시달리며 산다면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바로 그 '행복'입니다.


행복이 확실한 유형의 것이라 믿을 때, 타인에게는 길게 지속되고 있다고 믿을 때,

내가 느끼는 행복이 너무 순간이라 여길 때

당신은 더 크게 불행해집니다.

행복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 행복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



항상 있지 않는 바람과 같은, 행운과 같은 것이 행복이란 것입니다.

내가 바람을 소유할 수 없듯 내가 쥐고 있고 싶은

시간 동안 행복을 붙들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 행복의 순간이 오면 느끼세요.

난 지금 행복하구나!라고.

그다음 행복의 순간이 오기 전까지.

밀물과 썰물처럼 다가오기와 사라지기가 반복되는 것이며  상실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행복과 불행을 판가름하는 것이 됩니다.



봄날의 꽃은 며칠이 지나면 시들고

고분고분 누워서 빗질을 당해주던 고양이는 몇 분 후엔 나에게서 달아납니다.

내가 연금복권에 당첨되어 몇 년을 계속 행복할 수 있다 믿는 그 믿음은 실상 신기루입니다.

무더위에 시달리다 어느 밤 불어온 시원한 바람에 기뻐하듯 그렇게 나에게 짧지만 순식간에 다가온 행복에 감사하고 기뻐하기를...

행복은 덩어리도 지속되는 긴 시간도 아닌 그저 행운과 같은 것임을 느껴보세요.







행복 아닌 그 무언가



그러면 바람과 같은 찰나의 행복을 더 많이 더 자주 느끼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호모 사피엔스

호모 루덴스


인간은 사유하고 놀이하고 무언가를 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doing 함으로써 행복을 찾는 것보다

인간 human being으로서 이 세상에 being , 존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것이 더 빠르고 쉽고 성공적일 듯합니다.

함으로써 느끼는 행복은 아무리 열심히여도  

시간적, 금전적 그리고 감정에너지의 한계에 싶게 부딪힙니다.

그러나 존재함으로써 세상과 일상을 음미하는 행복의 한계는 훨씬 적습니다.

행복감의 대상을 작은 것 , 일상적인 것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자연, 음악, 주위 사람, 반려동물 등 당신이 접근하기 쉬운 상대, 늘 가까울 수 있는 대상으로 말입니다.

시험에 합격하고 승진하고 집을 사는 것은 삶의

계획이자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행복의 대상이 아닙니다.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자주 접촉하세요. 어느새 행복하다의 앞에 '~ 라서'라는 조건이 빠져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지금을 행복으로 평가하지 마세요.

나는 지금 행복해, 또는 행복하지 못해 라고 이분법적으로 평가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은 지난 행복과 다음 행복 사이의 쉬는 시간에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당신의 지금이  행복을 향해 가고 있어야만 충실한 것은 아닙니다.

행복이란 말을 빼고 생활해보세요. 그냥 기분 좋은 순간이라고 표현해도 좋고 기쁨이라 표현해도 좋습니다.

더 강하게 표현하자면

행복해지기 위해 살지 마세요.

행복이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놓은 너무 어려운 목표의 이름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다면, 타인과 더 비교하게 만든다면 그런 행복은 없어도 됩니다.


당신도 나도 행복이란 중독에서 빠져나와 더 자유로운 기쁨의 순간 속에서 살기를.... 바라봅니다.




p.s.


그건....
어린 시절 겨울방학 한 달 동안, 작년 여름휴가 한주 동안, 지난달 어릴 적 친구와 보낸 하루 동안 분명 존재했었고 그리고 지금은 다시 없어졌습니다.

어느 누구에겐  오늘 10분, 그리고 누군가에겐 오늘은 1분도 머물지 않았습니다.

오늘 기쁘고 자유로운 시간 2시간을 가졌었고 어렵고 힘든 미팅을 하며 답답하고 초조한 시간은 1시간 30분쯤, 무언갈 생각하다 옆길로 빠져 그저 멍했던 45분도 가졌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고 행복하지 않았고 그리고 그 무엇도 아니기도 한  나의 소중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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