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다양한 진화
본인 작성 출처: https://www.sciencetimes.co.kr/news/태양-3-초기-질량에-따라-달라지는-별의-미래/
별의 다양한 진화는 초기 질량에 따라서 달라진다
138억년 전 빅뱅 대폭발 이후 대략 몇천만 년에서 1억 수천만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차갑고 어두컴컴한 우주에서 뜨겁고 밝은 별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비록 별과 여러 천체가 광활한 우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은 수준이지만, 별의 탄생은 그동안 우주에 없던 물질과 천체들의 탄생을 이끌어냈으며, 결국 인간과 같은 생명 탄생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아주 오래전 태양계 근처에서의 초신성 폭발이 없었다면 인류의 탄생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는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광활한 우주 안 대부분 별은 초신성으로 진화하지 못하며, 초기 질량이 적당히 무거워야만 초신성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별의 미래는 별의 초기 질량에 따라서 매우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원시 별이 결국 별이 되지 못하고 갈색 왜성으로 평생을 사는 경우도 있으며,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방 블랙홀이 되는 천체도 있다.
HR 도표
HR 도표(Hertzsprung-Russell diagram)는 1910년경 덴마크의 화학자이자 천문학자 헤르츠스프룽(Prof. Ejnar Hertzsprung)과 미국의 천문학자 러셀(Prof. Henry Norris Russel)은 그동안 관측되었던 별들의 절대등급과 분광형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며 만들어진 도표이다.
위 도표를 통하여 별들이 진화하는 과정에 따른 물리 화학적 특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별의 등급과 온도(혹은 분광 등급)에 따라 진화하는 별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천문학자들은 계산 및 관측을 통하여 위 도표를 끊임없이 채우고 보충하고 있다.
그렇다면 초기 질량에 따라서 별의 일생은 어떻게 다르게 펼쳐질까? 아래의 진화 단계는 대부분 계산에 의한 결과로, 여러 변수들의 유무나 환경에 따라서 질량 한계값 및 경계값 수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과 환경들은 별들의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 0.075배 보다 작은 경우(M0 ⪅ 0.075 M⊙): 원시별 → 갈색 왜성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의 0.075배 보다 작다면, 원시별은 정상적인 별이 되지 못하며 갈색 왜성(Brown dwarf)으로 진화하게 된다. 갈색 왜성은 태양 질량의 대략 8% 미만의 질량만을 가지고 있는 천체로, 질량이 가벼운 탓에 수소 핵융합 반응을 하지 못하고 중수소나 리튬만을 태울 수 있는 천체를 말한다. 연속적인 수소 핵융합 반응을 유지할 만한 중력을 가지지 못하는 갈색 왜성은 별의 정의(가벼운 원소들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며 스스로 빛을 내는 구형 천체)에서 벗어난다.
갈색 왜성은 대략 3가지로 구분된다. 갈색왜성의 질량이 목성 질량의 13배가 넘으면 중수소와 헬륨3을 태울 수 있고, 목성 질량의 65배를 넘으면 리튬을 태울 수 있다. 또한 갈색 왜성의 질량이 70배를 넘으면 붕소와 베릴륨을 태워 헬륨4까지 생성할 수 있다. 갈색 왜성은 표면 온도가 낮아 보통 적외선 영역의 빛을 위주로 발산하며 내뿜는 광도도 매우 낮다.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 0.075배 다 크고 태양 질량 0.45배 보다 작은 경우(0.075 M⊙ ⪅ M0 ⪅ 0.45 M⊙): 원시별 → 주계열성 적색 왜성 → 청색 왜성 → 백색 왜성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의 0.075 ~ 0.45배인 별들은 적색 왜성(Red dwarf) 주계열성(Main sequence star)이 된다. 적색 왜성은 우주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별(대략 80~90%)로 대부분의 초기별이 적색왜성으로 진화함을 알 수 있다. HR 도표에 따르면 적색 왜성의 스펙트럼형은 대부분 K형부터 M형까지이며, 질량이 작으며 표면 온도도 낮다. 적색 왜성과 갈색 왜성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적색 왜성은 내부 수소를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헬륨으로 바꾸며 나오는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내뿜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어로는 같은 ‘왜성’이지만, 적색 왜성은 별이며 갈색 왜성은 별이 아니다.
적색 왜성의 내부는 적은 질량 탓에 전체적으로 대류층만 존재하며, 핵융합 과정에서 헬륨이나 기타 무거운 원소가 중심핵에 축적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린 수소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며, 이는 적색 왜성의 수명을 매우 길게 만든다.
계산에 따르면 적색 왜성의 질량이 작은 경우 자그마치 17조 5000억 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영겁의 세월을 사는 별인 적색 왜성은 흥미롭게도 우주가 처음 생길 때부터 만들어진 별들이 아니다. 빅뱅이 시작된 후 최초의 별들은 수소, 헬륨, 리튬 등의 가벼운 원소로만 만들어졌지만, 적색 왜성들을 관측한 결과 핵융합으로 인해 만들어진 중금속성 원소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중금속성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로만 만들어질 수 있는 물질들이기에, 이러한 별들은 최소한 최초의 별이 죽은 이후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길고 긴 우주의 역사도 적색 왜성의 수명에 비하면 매우 짧기 때문에 적색 왜성의 다음 진화과정은 오로지 계산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질량이 상대적으로 큰 적색 왜성들은 적색 거성이 될 수 있다고 예측되지만, 태양의 미래 모습의 적색 거성(Red Giant)보다는 훨씬 작다. 적색 왜성은 수소를 모두 소진하고 헬륨을 쓰게 되면서 청색 왜성 모습으로 진화를 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적색 왜성에서 진화한 청색 왜성(Blue dwarf)을 보려면 최소 현 우주 나이의 150배는 더 기다려야 하므로 적색 왜성의 노년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적색 왜성의 말년 역시 질량이 작은 별들의 마지막 진화 단계인 백색 왜성(White dwarf)이 되며 생을 마감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 0.45배 다 크고 태양 질량 3배 다 작은 경우 (0.45 M⊙ ⪅ M0 ⪅ 3 M⊙): 원시별 → 주계열성 → 적색 거성 → 행성상 성운 → 백색 왜성
초기 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의 0.45 ~ 3배인 별들은 태양과 비슷한 진화 단계를 거친다. 주계열성에 진입하고 난 후, 수소를 모두 소진한 별은 적색 거성 단계에 진입하게 되고 삼중 알파 과정(triple alpha process)을 통해서 헬륨을 핵융합시키며 더 무거운 탄소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작은 질량으로 인해서 탄소를 핵융합할 만큼의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질 수는 없기에, 더 이상의 진화는 불가능하다.
헬륨 핵융합으로 발생한 막대한 중력에 대항하는 복사압으로 인하여 거대한 크기로 팽창한 적색 거성의 외피 층은 수만 년에 걸쳐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버리게 된다. 이때 별은 질량의 대부분을 잃게 되며 날아간 외피 층은 행성상 성운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행성 모양을 띤 성운의 형태로 관측되기에 행성상 성운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위 천체 생성 과정에서 행성의 유무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실제로도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행성상 성운의 중심부는 점점 수축하며 백색 왜성이 되고 중심부에서는 매우 높은 온도의 이온화 된 가스가 방출된다. 참고로 북반구의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시리우스의 동반성이 바로 백색 왜성이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생성된 탄소(혹은 산소)를 주로 주성분으로 지니고 있는 백성 왜성은 점점 수축하며 밀도가 높아지지만 더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없으므로 자신의 중량을 지탱할 힘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백색 왜성은 점차 스스로 붕괴하곤 하는데 위 붕괴는 전자축퇴압에 의해서 안정을 찾게 된다.
백색 왜성의 질량은 찬드라세카르 한계인 태양질량의 1.4배를 넘을 수 없다. 참고로, 백색 왜성의 표면 온도는 상당히 높지만, 이는 별의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일 뿐,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기에 발생하는 온도가 아니다.
따라서, 백색 왜성은 외롭게도 홀로 점점 식어버리게 된다. 백색 왜성이 완전히 식어서 보이지 않을 때의 단계를 흑색 왜성이라고 부른다. 계산에 따르면, 100,000K에 달하는 백색 왜성이 보통 5K 이하인 흑색 왜성이 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대략 900조 년을 넘는다. 따라서 흑색 왜성도 청색 왜성과 마찬가지로 현재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계산에 따르면 우리 태양은 대략 지금으로부터 약 78억 년 뒤에 백색 왜성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쯤 되면 아쉽게도 우리 지구는 존재하지 않으며 적색 거성을 거치기 훨씬 이전부터 지구 상의 대부분 생명체들은 이미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 3배 보다 크고 태양 질량 15배 보다 작은 경우 (3 M⊙ ⪅ M0 ⪅ 15 M⊙): 원시별 → 주계열성 → 청색초거성 → (적색 거성) → 초신성 → 중성자별
초기 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의 3 ~ 15배의 무거운 별들은 초거성(Supergiant)이라는 매우 무겁고 밝은 별들로 진화하게 된다. O형 주계열성과 B형 주계열성 대부분(HR 다이어그램에서 왼쪽 윗부분)은 초거성으로 진화하며 이들의 표면 온도는 대략 약 20,000K 이상이다.
초거성의 질량은 대략 태양질량의 12배 이상이다. 반면 해당 질량을 가졌을 시 광도의 차이는 대략 3.5~4승 정도가 되기에 초거성의 광도는 태양 광도의 약 만 배에서 백만 배 이상 차이가 나며 엄청나게 밝다. 예를 들면,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와 안타레스도 적색 초거성이며, 주로 나선은하의 나선 팔 부분 같은 어린 은하 구조에서 쉽게 관측된다. 초거성 과정 이후에 적색 거성을 거치는 별들도 있지만, 거치지 않는 별들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질량이 무거운 별의 운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지만, 이들은 공통으로 초신성 폭발을 겪게 된다. 기본적으로 초거성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융합하기에 충분히 무거우며 이들 중 대부분은 철의 생산까지 가능하다.
연속적인 여러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중심 부분에는 철이 쌓이며 바깥쪽에는 실리콘, 산소, 탄소, 헬륨, 수소 등의 순으로 구성되는 양파 구조를 이루게 된다. 중심에 쌓인 철은 매우 안정적이기에 융합반응은 여기에서 멈추게 되며, 별의 중심부에서는 중심핵의 철을 구성하던 양성자가 전자를 흡수하는 전자 포획 과정이 일어나게 되며 모든 철은 중성자로 변하게 된다.
엄청나게 큰 질량이 유발하는 강한 중력으로 인한 수축 때문에 이들은 곧 폭발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별의 중력붕괴는 중성자 축퇴압이라는 반발력에 의해 멈추게 되는데, 이로 인해 중심핵과 핵으로 쏟아져 내리던 외부 층이 차례대로 충돌하며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하고 외부 구조를 이루던 철 이하의 원소들은 급격한 핵반응을 시작하게 된다. 즉, 별 전체가 동시에 핵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 결과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초신성(Supernova)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초신성 폭발 후 별들의 미래는 보통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 금속의 함유량 등의 여러 변수에 따라서 대략 2가지로 나뉜다. 남아 있는 철 핵이 일으키는 중력이 중성자 축퇴압과 강력을 이길 정도로 강하지 않다면(대략 태양 질량의 1.44배), 그 상태에서 좀 더 안정을 추구하게 되며 중성자별로 진화하게 된다. 중성자별의 질량이 커질수록 축퇴 되어 있는 중성자별의 핵은 점점 작아지며 일정 값의 이상이 되면(대략 태양 질량의 3배) 결국 붕괴하여 블랙홀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초기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 15배 보다 큰 경우 (M0 ⪆ 15 M⊙): 원시별 → 청색 초거성 → 초신성 → 블랙홀
초기 질량이 대략 태양 질량의 15배가 넘는 거대한 별들은 결국 블랙홀(black hole)로 진화하게 된다. 블랙홀은 상당한 질량이 만들어내는 강한 중력 붕괴 덕분에 만들어지며 형성된 후에도 주변의 질량을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다. 블랙홀은 밀도가 매우 높고, 강한 중력장을 가지고 있다. 강한 중력장으로 인해서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가 된다.
또한, 다른 항성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이며 주변의 블랙홀들끼리도 융합하면서 더 큰 질량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이 천문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