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오 May 14. 2022

두 외국인과 식사를 한 이번 주

푸에르트 리코와 미국

이번주 저는 두 명의 외국인과 식사를 하였습니다.

한 명은 과거의 저에게 생각지 못한 큰 추억을 준 사람이고

한 명은 현재의 제가 배울 수 있는 점들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



1. 푸에르트 리코 브로


첫 번째론 지난 수요일, 미국 교환학생 시절 만났던 푸에르트 리코 친구입니다.

올해로 42살이 된 이 친구는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고, 그 직업 덕분에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니는 자유로운 친구입니다. 


그 중에서도 유달리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보다 한국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친구라 한국의 자세한 부분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기하기도 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 준 친구이기도 합니다. 언어 교환 내에서 몇 번의 채팅과 인스타그램 맞팔정도만 하고 있던 2018년 11월, 저는 땡스기빙 주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하고 있었고 그날의 추억들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며 하루의 여행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 인스타그램을 본 친구가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면 연락을 했어야지라고 하며 카톡을 보냈고, 알고보니 샌프란시스코 옆 '산 호세'에 집이 있었기에 약 1시간을 운전해 제 숙소까지 찾아와 주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만남에, 그 날 여행을 다 마친 저는 조금은 피곤하기도 하였으나 생전 직접 보지도 못했던 저를 위해 1시간을 달려 숙소 문 앞에서 저에게 초코파이와 한국 과자들을 선물로 주는 그 친구 덕에 저는 인적이 드문 밤 9시에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일정의 문제로 가고 싶었던  샌프란시스코의 명소들을 모두 다 갈 수 없었던 저는, 그 친구 덕에 가기를 포기했었던 여러 명소들을 갈 수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곳들을 가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100년 이상 된 멕시코 음식점과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 지금도 기억나는 부리또와 아이스크림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 준 친구이기에 그 고마움이 너무 커 종종 연락을 하고 있었고, 지난 달부터 한국을 여행하고 있는 친구의 소식에 제 회사 근처인 강남역에서 만나 이번엔 제가 강남에서 그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소박한 대접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미국 대리님

두 번째론 어제인 금요일, 퇴근 후 함께 식사를 한 미국인 대리님입니다. 회사엔 한국계 미국인인 대리님인 한 명 있는데 한국말보단 영어가 훨씬 편하지만 한국말도 잘 해서 함께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있는 대리님입니다.


참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아 진지할 때도 많지만 20대 때 다져놓은 비보잉 실력으로 음악만 나오면 리듬을 타고 술을 좋아하며 웃음이 호탕한 이 대리님은, 어제 저에게 저녁을 먹자 했고 사람이 많아 다소 시끄러웠던 족발 집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회사의 현재와 미래, 삶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이 대리님을 보면 가끔 신기한 것 같습니다. 6~7년 전에 아무것도 없이 한국으로 와 초반 몇 달을 찜질방과 지하철 등에서 잠을 잤다던 대리님은, 어쩌면 뛰어난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실력을 통해 좀 더 편한 길을 택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성공'을 꿈꾸기에 다양한 일을 하며 본인의 삶을 우리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너무 미국인스러울 때도 너무 한국인스러울 때도 있어서 보고 있으면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대리님이 추천해 줘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진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려고 합니다. 


"Medi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es are what we stay alive for."


저에게 다시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고 맘 먹게 해준 문장입니다. 본인의 삶을 설명하며 위의 명언(quote)을 언급한 대리님은, 어렸을 때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봤었다라고 말한 저에게 나이가 좀 더 든 지금 다시 한 번 봐보라고 권해주었습니다.


삶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지만 물질적인 것을 넘어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저에게, 그리고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지금 내가 잘 쓰고 있는건지, 그리고 어디에 활용해야 더 괜찮을지 요즘 고민이 드는 저에게 미국인 대리님이 추천을 해준 것 같아 이번 주말 다시 한 번 봐 보려고 합니다 :)



이번주는 두 명의 외국인 친구를 만나며 고마움을 되갚았고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하였습니다. 두 명 모두 저에겐 소중한 인연이기에 감사한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 직장동료의 결혼식 사회를 봤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