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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Jun 25. 2022

내가 두바이를 거절한 3가지 이유

    지난주 수요일, 휴가를 쓰고 이른 오후 운동을 하러 가던 중이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받아보니 몇 달 전 이직 건으로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던 헤드헌터 분이었습니다.


그 당시 한 번쯤 일해보고 싶은 회사 건으로 이메일을 3~4번 주고받았었기에 "헤드헌터 ooo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그 이름이 기억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그리고 갑작스럽게 연락을 해 하시는 말씀은, 한 번 쯤 일해보고 싶은 회사의 두바이법인 이직에 대한 제안이었습니다. 


"두바이?"


두바이에서 일을 하는 건 생각도 안 해본 일이었지만 그 세글자에서 느껴지는 달콤함과 해외 취업의 환상, 그리고 한 번쯤 일해보고 싶은 그 회사의 네임밸류를 생각할 때 매우 끌리는 제안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오래전부터 목표로 해온 해외 스포츠 MBA 과정을 준비하던 참이었는데 해당 MBA 입학 심사 시 글로벌 경험을 매우 중요시하기에 마침 이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틀 후 제가 드린 대답은 '지원하지 않겠다.' 였습니다.

지원이라도 해보고 그 이후 결정해도 늦지 않았겠지만 저는 아예 지원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1. 현재 일이 재밌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는 모터스포츠 기반 스타트업에서 E스포츠 대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해당 대회를 글로벌 대회로 방향을 바꾸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재미라기보단 매우 흥미롭다고 해야할까요?


스타트업,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데에서 오는 실패와 결과에 대한 불안함이 있지만 그만큼 지금 노력하고 있는 게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 막 리그 베타 테스트에 들어갔고 올 하반기부터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했기에 지금 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끝'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그 회사의 두바이 법인에서 일을 한다면 제 커리어 면에서 매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겸손하지 못한 생각일 수 있지만, 그와 비슷한 기회는 미래에 한 번쯤은 다시 올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 같은 시간과 기회는, 다시 오기는 힘들 것이라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등을 돌리기 보단, 현재 제게 주어졌고 노력해 온 일의 끝은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무책임해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8년의 연애로 어느덧 결혼을 생각하게 된 우리는 사실 결혼과 관련돼 서로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서로 그리고 있는 미래가 조금은 다르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내 원대로 기약없이 두바이로 가게 된다면... 너무나 무책임한 선택일 것 같았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 고민하고 얘기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지난 8년 간 제 옆에 있어준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제 욕심보다 제 인생에 있어 더 소중한 것을 생각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3. 하나님이 시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두바이로 간다면 앞서 말한 해외 스포츠 MBA 과정에, 그리고 제 미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했습니다. 마침 지난주 해외 스포츠 MBA 과정에 도전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었고 구체적인 준비에 막 돌입한 시기였습니다. 그 때 이 이직 건이 저에게 왔습니다. 처음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기도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저를 시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고 저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 편엔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 생각대로 가는게 아닌, 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선택하고 순종할 때 생각지 못한 더 큰 열매를 주실 하나님이 생각 났습니다.


그래서 두바이를 거절했습니다.

도전이라도 해보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마음 자체가 내 인생을 내 마음 가는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하나님에 대한 도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두바이를 거절하고 보니 마음이 참 편안하고 시원했습니다.

고민으로 머리 아팠던 지난 3일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평안했고 감사가 넘쳤습니다.


앞으로 날 인도하실 하나님이 더욱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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