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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Nov 13. 2022

내 팀엔 나만 한국인이다

생각할수록 감사한 환경

    나는 군대를 제대한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인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 때 갑자기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지금은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아마도 같은 해 떠났던 미국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위해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리 교환학생을 준비한다하더라도, 지금 생각해봐도,

그렇게까지 영어에만 올인해서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을까 싶다.



방학에는 교환학생 비용을 모으기 위해 했던 화~금 저녁 삼겹살 집 알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영어공부에만 쏟았다.

어떤 의무감에서 한게 아니고, 마치 밥을 먹듯,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내 하루 할 일에는 영어만 가득 있었다.


그 전까진 고등학교 때까지의 평범한 한국인(회화는 거의 안되고 읽기만 좀 하는) 수준이었고

그것도 고등학교 졸업 후 약 4년 간 영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으니

사실상 영어로 말하고 듣는 공부(연습 or 훈련)을 그 때 처음 했다고 기억한다.


'What's up'과 'How are you'로 질문을 받았을 때

둘이 다르게 대답해야 한다는 것 조차 몰라 아직도 노트에 그 두 질문에 대한

차이점과 대답 방식을 적은 게 기억에 남아있다.



나름 치열하게 영어공부를 했고 그걸 바탕으로 미국 교환학생을 다녀오며

영어 실력이 꽤 늘었다. 아니 어떻게보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영어에 대한 어색함이 사라지고 자신감 또는 자연스러움이 늘었다고 말해야 할까?


그 후 한국에 와서도 지금까지 난 영어공부를 매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후 그전처럼 치열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영어를

깊이 있고 자연스럽게 잘 했을 거라 생각은 들지만, 난 나를 잘 알기에, 

그 때의 난 그 때의 사정과 이유 그리고 더 중요한 일들이 있어 영어 공부를

치열하게 못했다고 생각한다. 대신 그 만큼 영어가 아닌 다른 소중한 기억들과

인연들을 만나기도 했으니.


어쨌든 이처럼 난 왜인진 모르겠지만 영어를 아마 한 평생 붙잡고 살아갈 운명인 것 같다.

항상 어떻게 하면 영어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의식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영어에 대한 강박이 있다고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요즘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고의 환경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평일, 매일 가야하는 회사에서 내 팀 중 나만 빼고 (그래봐야 총 3명이지만)

모두 미국인이기에,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계시던 미국인 과장님은 사실 한국계 미국인이기에 한국말을 꽤 잘했고

사실 의사소통을 한국말로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우리 팀의 프로젝트 상

영어 원어민이 필요했고 그렇게 미국 출신의 흑인 친구가 들어오면서(본업은 가수다)

나는 요즘 매일 영어를 (말 그대로) 귀에 박히게 듣고, 그보단 덜하지만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이 영어로 말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 환경은, 나처럼 영어에 대한 욕심과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환경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원어민과 대화하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1주일에 1~2시간 대면하거나, 비용을 들여 전화 영어나 수업을 받는 시대인데

나는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내 양 옆엔 미국인이 2명이나 앉아 있고

그들과 매일 얘기하고 회의하고 같이 밥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참 축복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달 평소 가고 싶던 회사 지원이 떨어지는 과정을 통해

내 삶의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하나님이 나를 인도하고 계시단 걸 느끼게 됐고

그런 하나님을 더 신뢰하고, 하나님께 더 순종할 수 있는 자세와 마음을

(그 전보다는) 갖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부터는, 이렇게 어쩌면 그냥 '운이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왜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셨을까?'라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도로 묻게 되고 있다.




여기선 말을 아끼겠지만 사실 요즘 월급 외 부업으로 인한 수입도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어, 이게 기쁘기보다

'왜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돈을 허락하시는거지?'라고 묻게 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렇게 축복의 환경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좀 더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서 이 기회를 통해 영어 실력의

많은 향상을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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