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대부분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추앙하고 닮아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회사가 있다면
그중에 토요타가 제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점에는 토요타를 배우자, 토요타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냈는가, 토요타의 창업자의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인가 등등의 책들이 경영, 비즈니스 블록에서는 넘쳐 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들도 토요타 관련 책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토요타에 대해서 아는 게 없으면
혁신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사람으로 비칠 정도였으니까요.
너도 나도 토요타를 모방하려고 노력하던 그 시절,
우리 회사도 예외 없이 매년 토요타자동차에 견학도 가고 파견을 보내서 장기간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토요타를 답습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많이 했지요. 큰돈을 들여가면서 토요타를 따라 하겠다고
배우겠다고 달려들고, 토요타가 했던 투자들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야말로 토요타를 배우고 있으니 우리 회사도 토요타처럼 위대한 기업,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섭렵하는 No.1 기업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컸습니다.
한편으로는 토요타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분들을 컨설턴트로 계약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회사를
방문하도록 했습니다.
잘못하고 있는 건 없는지 보고 들은 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지적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 달 뒤의 미팅 때 가르침대로 실행했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그런 Routine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그 토요타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분들을 우리 회사에서는 선생님이라 불렀습니다. 말 그대로 존경의 표시이자 우리는 학생입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는 생각의 발로인 것인지는 몰라도 윗분들도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외면도 나이가 상당히 들어 보이는 거의 할아버지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미팅 시에는 큰 회의실에서 회사의 최고 임원들이 같이 모여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보고나 공유를 하는 우리 회사 관련부서 사람들은 왠지 핀잔을 듣거나 문제점을 지적받을까 봐 노심초사했었지요.
저도 몇 번 보고를 한 적이 있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았는지 뜻밖의 칭찬을 듣게 되었습니다.
BTS(Build to schedule)이란 개념을 생산계획에 접목시켜서 생산일정을 수립하는 것이었는데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잘 실행하고 있다고도 하시고 보고서도 잘 만들었다고도 했고요.
모두들 열심히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동종 업계에서 Toyota way를 접목시킨 회사, 그리고 혁신을 리딩하는 회사는 우리라며 위안을 삼고
회사가 점점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혁신이라는 활동을 했지만, 연속성도 떨어지고
추진력도 떨어져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들은 그리 오래 유지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흐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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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회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