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제품의 생산을 챙기고 출하하기까지 겪었던 추억을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지금 시대에 이런 회사나 조직이 있을까 하는 내용입니다만, 어떻게 그런 회사가 그렇게까지
성장하게 되었는지 웃음이 납니다. 좀 오래전 이야기니까요.
공장의 꽃이라고 이야기를 듣던 생산관리의 계획을 수립하고 출하를 책임지는 담당자인
저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챙겨야 마무리가 되는 업무였습니다.
지난 글 속에 담겨 있던 내용인
- 월말에 몰려서 모든 것들이 이뤄지는 위태위태한 한달살이가 이어지는 것
도 문제였지만,
더욱 제 속을 타게 만드는 건 오늘 출하가 되어야 할 제품들이 아직 생산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불량이
발생해서 수리 중으로 포장도 되지 않은 상태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다들 퇴근 시간이 되면 내일 출하가 되어야 할 제품이든 뭐든 칼같이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
늘 불안을 가슴에 안고 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외관불량이 발생하면 조립했던 제품을 다시 해체하고 자재창고에서 불량이 난 새 자재를
받아다가 다시 조립을 해서 양품을 만들고 포장을 해서 팔레트 위에 쌓고 쌓은 팔레트는 제품창고로
보내져야 하는데 이것이 안되어 있었던 적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저는 모든 일을 뒤로하고 라인으로 달려가서 제품을 찾아야 하고 수리사를 찾아서
다른 불량난 제품의 자재를 해제해서 양품을 만들어서 포장라인으로 가지고 가서 작은 박스 포장을 하고
작은 박스가 여러 개 들어가는 큰 박스 포장을 하고 라벨을 발행하고 박스 외곽에 라벨을 붙이고 난 다음
이 박스가 들어갈 팔레트를 찾아서 박스를 얹어서 팔레트 들 것으로 들어 제품창고로 넣어 주는 일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제품창고로 넣어 주고는 서울에 있는 영업담당자에게 몇 시에 제품창고로 넘어갔다는 전화를 하면
영업담당자가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행기에 실리기까지 또 노심초사하면서 챙기곤 했습니다.
제대로 마무리가 안되면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게 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물건을 챙기고 겨우
일정을 맞춰내니 힘이 안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과 의문을 품고 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당장의 문제만 해결하면 되었고 이슈가 없게 봉합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얼렁뚱땅, 엉망진창으로 일들이 진행되었었는데 문제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지 않으니
발전과 개선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문제의식의 싹은 컨설팅을 받으면서 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컨설팅 이야기는 담에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