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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변 Jan 02. 2024

2023년을 돌아보며

2023년은 내게 도전하는 한 해였다. 


변호사로서 월급쟁이 신세를 벗어나 내 사무실을 열었던 것 하나만으로도 나에게는 굉장한 도전이었다. 특히 개업은 저지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했기 때문에 개업은 1개의 도전이 아니라 한 200개어치 도전으로 쳐 줘야 한다. 아무튼 억울하다고.


모든 자영업이 힘들겠지만,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개업 변호사로서 내 먹고 살 길 까지 고민하는 것까지 하자니 정말 죽을 맛이다. 그러나 나의 운명을 오롯이 나에게 맡기고 인생이라는 항해를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놀 때면 놀아서 좋고, 일이 많을 때면 일이 많아서 좋다. 매 순간 살아 있음을 느낀다. 


술자리에서 위스키를 마시고 같이 골프를 다니는 변호사님들, 사업가 분들을 보면 조급해지지 않기란 쉽지 않다. 나도 얼른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는 조급함을 느낄 때도 많다. 사건을 가능한 많이 수임하고, 회사 규모를 늘리고 싶은 욕망이 시시때때로 머리를 쳐든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32살에 벌써 6년차 변호사가 되었지만, 내가 변호사로서 살아갈 날은 아무리 적어도 40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햇수보다 많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한다.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 더 많은 사건이 아니라 내게 찾아오는 의뢰인들 한 사람, 작은 사건 하나씩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도전을 하다 보면, 도전이 익숙한 나머지 속도를 줄이는 법을 모르게 된다. 주변 선배 변호사님들, 사업을 하는 분들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도전하는 사람은 앞만 보기 십상이다. 자기가 왜 도전했는지, 내 도전은 언제 끝나는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면 길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2023년에는 도전을 했다면, 2024년에는 내실을 다져야겠다. 

꾸준히 자신을 돌아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속을 꽉꽉 채워가는 한 해를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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