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화비축기지 Feb 24. 2023

센트럴 파크

시민과 함께 만드는 공원 문화


뉴욕시 맨해튼의 상징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한 이곳은 1858년 조경가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와 건축가 칼베르 보가 설계한 ‘도심에서 자연으로 최단 시간 탈출’할 수 있는 시민의 안식처이자 휴식처다.
글 이한아




이한아 2005년 5월 서울그린트러스트와 인연을 맺고, 현재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공원 가꾸는 일을 좋아하는 그는 도심 속 공원의 다양한 매력을 시민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이곳은 예술 문화 공간이자 1만 개가 넘는 벤치가 있는 거대한 야외 도서관이고, 어린이를 비롯한 다양한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학습장이다. 또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뉴욕에서 200종 이상의 조류가 머물고, 1만8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자생하는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 같은 공간이며,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토록 찬란한 센트럴 파크에도 어두운 시절이 있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황폐화됐을 때 뉴욕시는 센트럴 파크 컨서번시(CPC, Central Park Conservancy)라는 민관 파트너십 협정을 맺어 문제를 타파했다. CPC는 시민 단체와 지역 주민을 구심점 삼아 결성한 조직으로, 창립 이후 현재까지 40년간 뉴욕시 공원 운영 파트너로서 센트럴 파크의 운영·관리를 책임져왔다. 이들은 시민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도시 생활자들에게 휴식처 공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80년 12명의 활동가로 시작해 현재는 300명 이상의 조직원과 160여 명의 숙련된 전문 자원봉사자가 활동 중이다. 2021년 7270만 달러의 운영 수익(회비·기부금 등)을 공원을 위해 재투자했고, 운영비의 85% 이상은 민간 모금으로 충당한다. 기부금으로 공원을 관리하며 공공장소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애정을 유지하고,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통하며 민간과 함께 공원을 조성해가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또 도시 공원 연구소를 설립해 공공-민간 공원 파트너십 분야의 리더로 CPC의 역사와 전문성을 공유한다. 도시에서 공원을 운영하는 조직이 훌륭한 공공 공간을 꾸리고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지식·기술 등을 전수할 뿐 아니라, 현장 지원까지 나선다. 2014년에는 공원 24곳에서 70여 개의 개선 프로젝트를 열었는데 활동 시간은 1만5000시간이 넘는다.



국내에 센트럴 파크와 닮은 공원이 있다. 청계천, 남산, 용산을 잇는 서울 그린웨이의 시작이며, 다양한 새와 곤충이 서식해 도심 속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알려진 ‘서울숲공원’이다. 


서울의 센트럴 파크를 꿈꾸며 2005년 6월 개장했다.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생명의 숲, 시민과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이라는 설계 방향은 물론, 공원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방식 역시 닮았다. 시민들의 기금으로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었고, 15명의 자원 사자로 시작해 현재 연간 1만 명 이상의 봉사자가 활동하는 공원 자원봉사의 메카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칼럼] 도시 재생과 시민의 공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