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 고민이다. 삶의 절반은 연구자, 절반은 임상의사로 살아가고 있었고, 내 학위는 이학박사임에도 내 연구는 사람과 사회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세상에 이야기되는 노화와 노인의학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은 외국의 노인병 의사이거나 혹은 노화생물학을 하는 과학자가 쓴 것이었다. 노인의학과 노화에 대한 이야기에 세상은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노인의학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딱 1년 전 브런치를 시작했다. 논문이나 학회 강의의 포맷으로는 아무리 노력을 한들 이 자리에서 공회전을 하는 느낌이 들어, 보통의 언어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었다. 1년 정도 글을 모아 책을 내 보겠다는 목표를 쓰고 계정을 만들었다.
그 동안 생각하던 것들을 쓰기 시작해 보니 예상했던 것 보다 글이 빨리 모였고, 마음이 맞는 출판사를 만나게 되어 이렇게 책이 나오게 되었다. 포맷과 시간에 대한 제약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에 좋았던 것 같다. 많은 노화과학에 관한 책은 노화를 싸움의 대상인 적으로 삼고 있었다. 시속의, 사회의 고령화에 대한 담론은 주로 공포를 조장하고 있었다. 한편 노화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노쇠의 스펙트럼에 대해 임상의학과 생물학적인 관점을 동시에 가지고 이해하고 있는 연구자나 임상가는 많지 않았는데 , 이를 조금 멀리 떨어져서 조망하면 사실은 많은 것들이 단순하고 쉽게 연결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다.
여러 현상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책을 펼치면 끙끙 앓으며 고생은 많이 하는데 원하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부작용만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의 노화와 질병, 기능의 변화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또 이 변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다.
졸저가 우리와 사회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브런치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