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 정도의 소득
살면서 한 번도 관심 갖지 않았던 주식.
코로나로 계속된 집콕 속에 어느 날 우연히 주식에 관심이 갔다.
주식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정치 경제 시간에 모의 투자해본 것이 다였던 나는, 일단 책을 좀 읽어보기로 하고 약 삼 개월의 시간을 주식 관련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리고 올 2월 초 드디어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 앱을 다운로드하여 계좌를 오픈하고, 내 체킹 어카운트에서 돈을 송금해 심사숙고하여 고른 몇 가지의 주식을 샀다.
10주 혹은 20주씩 몇몇 회사의 주식을 사고 지켜보기를 며칠.. 하루가 다르게 수익이 생겼다. 신기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돈을 버는 기분...
이제 본격적으로 해도 되겠다 싶어 계획했던 금액을 모두 주식계좌로 보내 본격적으로 매수를 시작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조금씩 늘어가던 잔고가 갑자기 우르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내 통장 잔고가 줄어들고 있었다. 올랐던 수익은 애초에 다 까먹고 원금 손실이 천불을 넘고 이천 불이 돼가던 시점...
애초부터 장기투자를 하리라 맘 먹고 시작한 주식임에도 내 멘털은 한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빨간 선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이미 손해가 제법 커진 주식들을 팔아야 할지, 다시 오를 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할지 갈팡질팡 마음을 정할 수 없었다. 석 달 간의 공부한 지식들은 실제 내 상황에 적용하기 힘들었다.
멘털이 무너졌다.
정신을 차리고 리포지셔닝을 시작했다. 너무 많이 내렸지만 앞으로 확신이 있는 회사들은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고, 몇몇은 매도 후 무너지는 테크주 대신 좀 더 안정적인 주식들로 갈아탔다.
그렇게 아찔했던 2월이 끝나고 간신히 제자리로 돌아와 수익도 손실도 없는 0의 상태가 되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 떨어진 뒤에 시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없이 후회했지만, 일단 손실을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만약 주식이 계속 오르기만 했다면 겁도 없이 더 크게 덤벼들었을지도 모르니, 어쩌면 초장에 이런 조정을 겪어본 것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3월.
하루는 오르고 하루는 내리는 제자리 횡보를 거듭한 끝에 주식투자 두 달이 지난 4월 2일 오늘, 약 4% 의 누적 수익이 나왔다.
1년간 플러스 30%라는 원대한 목표로 시작했고, 두 달간 저 정도면 그래도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주식은 멀리서 바라보면 기울기가 플러스인 우상향 직선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업이 작은 지그재그의 오르막 내리막 직선들이 수없이 이어져있다.
더 많이 오르기 위해 꼭 내려가야 하고,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올라간다.
아직은 갓 걸음마를 뗀 주식 초보지만, 멘털 부여잡고 멀리 보며 한걸음 한걸음 내디뎌갈 생각이다.
언젠가 먼 훗날, '직업이 뭔가요?'라는 질문에 '투자자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