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2학년 1학기 마지막 국어 시간엔 반 아이들 모두가 읽을 책 한 권씩을 들고 영복여고 숙지산 숲속에 있는 '푸른 교실'에 갔다. 난생처음 해 보는 야외 수업이었고 매미가 시끄럽게 울었다. 책을 읽는 애들보다 친구와 수다 떠는 애들이 더 많았고 너무 소리가 커지면 한 번씩 선생님이 조용! 하셨다. 그것도 잠시. 얘기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초록의 벚나무와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따가운 여름 햇살을 가려주던 중 2 여름.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선생님을 보며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지를 읽고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신 그날. 꿈을 꾸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세상은 살 만한 것이라는 걸, 글로써 말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