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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정원에핀국화
Nov 06. 2023
네 덕 한번 보자
무심코 열어본 유튜브 앱에 유재석이 올라왔다.
유선배 복지 프로그램이라고 내세우는 그 콘텐츠에는 유느님이 편한 지인들과 그냥 떠들어 제끼는 콘텐츠다. 별생각 없이 낄낄거리며 웃고 있다 불현듯 브런치 사이트에 접속한다.
떠들어 제끼는 꼴을 보자니 나도 써 제끼고 싶어졌다.
뭐라도 써 제끼고 싶게 만들어 준건 슬초브런치프로젝트2기 덕분이다.
나름 블로그도 하고 브랜딩도 하면서 공저 책을 2권이난 낸 작가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쓰는 사람으로의
정체성이 없었기에 일상을 글감으로 삼는다는 것이 어색했다.
책 쓰
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관련된 주제에 대한 글만 쓰다가 내게 일어나는 일상이 모두 글감이 되며 그것으로 글 한편
뚝딱 써낼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작가이구나 싶다.
나는 이제야 작가가 되었다.
2019년 캐나다에서 영상을 찍어 올리던 그녀는 나의 벤치마킹 대상자였다. 구독자 10명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게
700명의 구독자를 가진 그녀는 대단했지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언뜻 보니 관심사도 비슷했다.
'좋아 저 여자처럼 카메라 켜고 말하는 거 뭐 어렵겠어? '
야심 차게 그녀처럼 혼자 떠들어 대는 영상을 올렸다.
비록 초등교사 경력은 없지만 서울교대를
꿈
꿨고, 나도 아들 둘이 있고, 나만의 엄마표 영어 성공기도 있고, 공교롭게도 우리 집 맏아들도 이규현이니 그녀를 따라 할 이유
는
충분했다.
2020년이 그녀에게
실로
엄청난
해였으리라 짐작한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콘텐츠가 온라인
화 되면서 그간 쏟아부었던 노력들이 폭발했는지 구독자가 급상승하고 나의 은경샘은 대한민국 초등맘의 은경샘이 되었다.
물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초등맘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네' 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따라잡아 보겠다던 야망은 사라진 지 오래고 서서히 나만의 은경샘이 아님을 아쉬워하며 그녀와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 혼자서 거리를 둔
3년째
떠나지도 못하고 주위를 빙빙 돌고 있는 모습이 우스워
차라리
가까이 다가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브런치 프로젝트
이기에
정작
브런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에게 다가가는 한 걸음이었을 뿐
.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그녀에게
접근했다는 걸
이 글
이 공개되면 숨길 수 없겠지만
솔직함을 강조하는 그녀에게 내 불순한 의도를 숨기는 게 더 어렵지 싶다.
시작이 어떻든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확실히 내면화된
작가라는 정체성
이 내 삶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다.
이
제
매일 쓰기를
결단하면서
매일의 일상에서
글감
의 싹이 보이면 모조리
찾아
저장
한다
.
스스로 작가라고 인식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꽤나
극명하다.
무엇보다 사건
을 보는 시선
이 달라진다.
힘들고 짜증나는 일로만 여겨진 크고작은 사건들이
참신하고 기발한 글감이 되어주겠다는 위로는 생각보다 삶을 여유롭게 해준다.
그러고 보니
나
에게도 조금 특별한 글감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40대
애가 셋이나 있는
가장이
어느 날 공무원 시험을
보
겠다는 일과
11개월 만
에 합격한
사
건
2년 만에
그만두겠다는 남
편
(현재 진행형)
모두 글감이 될 수
있다 걸 알아버린 지금.
작가로서 가깝고도 먼
나의 정원
이 정 원
씨
에 대해 연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까 보던 유튜브 영상에서 유느님이 박장대소를 하고 있다.
j 감독이 유느님을 섭외하기 위해 전화한다는 설정에
대뜸
"네 덕 한번 보자."라고
말한다.
그 말에 빵 터진 유느님을 보는데
우리의 이은경
선생님이 오버랩된다.
"
선생님 저
슬초브런치프로젝트
덕 한번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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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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