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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먹라이프 Sep 14. 2020

타협과 조화가 만든 요리

[이아진 creator] 크림소스 스피니치 치킨

어린 시절부터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해온 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체력이 너무 약했다. 힘든 훈련을 견뎌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정신력으로 힘든 운동의 과정들을 극복해 왔다. 호리호리한 몸과 약한 체력을 보곤 “어떻게 그런 운동을 할 수 있었냐”라고 묻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쉽게 타협하지 않는 성향을 갖게 됐다. ‘부러질지언정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강한 자아가 형성된 것이다. 늘 공평하지만은 않은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 환경과 맞물려 이런 생각은 줄곧 이어져 왔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살아온 젊은 날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나이가 들어 신앙을 갖고 요리하면서 조금씩 유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나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도 낯설지만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내 텃밭에는 여러 채소가 한꺼번에 자라나고, 허브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자란다. 가끔 마당에 견과류를 뿌려주면 새들과 청설모, 다람쥐, 토끼가 함께 와서 먹는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나는 요즘 과거 딱히 좋아하지 않았던 주키니, 가지 따위의 야채들과 타협하며 색다른 맛의 조화를 만들기도 한다. 싫어하는 향의 재료라고 해도 마음속으로 백번 양보해 음식에 넣어보기도 한다.

해먹라이프 ‘프리미엄 홈파티&다이닝 노하우’ 클래스의 ‘크림소스 스피니치 치킨’과 마늘빵은 바로 이런 나의 ‘타협’과 ‘조화’가 묻어나는 요리다. 재료 각각의 개성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오히려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하면서 타협과 조화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또 배운다. 홈파티란 호스트와 게스트, 요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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