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꽃집 창업일기
새해가 밝았다. 여수에서 우리가 맞이한 두 번째 신년이다. 나이가 들수록 '새해 = 새로운 시작'이라는 공식이 무뎌진다. 하지만 이번 새해는 다르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 마음가짐이 달랐다. 새해가 되자 우리의 도전을 구체화해야겠다고 느꼈다.
나 : "여보, 꽃집 언제 오픈할 거야?"
아내 : "음... 언제 오픈할까? 오빠는 언제 오픈했으면 좋겠어?"
나 : "난 그냥 가능한 한 빨리 오픈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단 시작을 빨리해야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안정화가 빨리 되지 않을까?"
아내 : "그래! 그럼 5월에 하자!"
우리 꽃집의 오픈 날은 5월이다. 이전에 봐 둔 상가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까 싶어 미리 부동산을 계약해야했다. 우리를 환영해준 친절한 아주머니가 계시는 부동산으로 다시 찾아갔다. 전에 봐둔 상가는 10평 남짓한 크기이다. 이 지역의 상가의 월세 시세는 전혀 모른다. 그간 부동산을 공부하며 상가는 보통 월세 수익률 4~5%로 한다것을 배웠다. 분양가는 3억을 넘는 수준이었고 역산을 해보면 적어도 월 12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시국이고, 우리가 찾는 지역은 현재 개발되고 있어 상가 공급이 많다. 지난 방문엔 60만 원 수준으로 확인을 해서 생각보다 싸다고 느꼈다.
나 : "안녕하세요~ 저희 지난번에 확인한 상가를 계약하려고 해요. 혹시 가능할까요?"
사장님 : "아아아~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본 곳이 가격이 올랐어요.... 잠시만요 제가 상가 주인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지난번에 보러 온 사람이라면서 깎아달라 해볼게요."
우리가 찾아오기 며칠 전 다른 신혼부부가 찾아와 상가를 문의한 모양이다. 찾는 사람이 조금 생기니 가게 주인은 가격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내와 나는 초초함과 함께 사장님의 전화소리를 들었다. 사장님은 지난번에 온 손님이라며, 원래 가격으로 해주면 안 되냐고, 신혼부부가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거라며 상가 주인을 설득했다. 몇 번의 설득 끝에 상가 주인"님"은 가격을 내려주셨다. 게다가 계약 후부터 4월 말까지 어차피 비어있는 상가이기 때문에 인테리어 공사나 영업을 해도 된다고 허락해주셨다. 천사님이다 :) 아직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다.
상가 계약금을 보내드리고 계약일은 한 달 뒤에 정해보자고 했다. 상가주인에게 너무 감사하고, 적절한 시기에 상가를 찾아 싸게 계약했다고 나 자신을 칭찬해주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여수 번화가의 10평 남짓한 상가의 월세는 30만 원 수준이었다.
이런...... 당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