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너마저

스튜디오 선택 기준과 이면

“자~ 신부님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셋, 찰칵.”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결혼을 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절차가 바로 웨딩 촬영을 해 주는 사진 스튜디오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웨딩 촬영은 자칫하면 헷갈릴 수 있는데, 내가 말하는 웨딩 촬영은 말 그대로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둘이서 이쁘게 찍는 촬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외에도 결혼(본식) 당일에 촬영하는 촬영을 본식 스냅이라고 하고 이 부분 또한 뒤에서 자세하게 다루겠다.

앞장에서 이야기했듯이, 결혼을 결심하면 우선 *웨딩 박람회에 먼저 가는 것을 추천한다. 웨딩박람회라고 하면은 결혼식의 전 과정을 도와주는 플래너업체, 결혼반지 판매업체, 한복 대여 업체, 드레스 대여 업체, 더 넓게는 가전가구 업체들이 한 곳에 모여서 상담을 해주는 대잔치의 박람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코엑스, 킨텍스 등 큰 곳에서 빌려서 하는 곳이 대부분이기에 이왕 가는 것 코엑스와 킨텍스와 같이 규모가 큰 곳에서 주최하는 두 곳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생각을 해보면 사진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에 있는 스튜디오가 수백 개가 될 텐데 그 다양한 업체에 대해서 스스로 찾기보다는 우선 박람회에 가서 참여한 스튜디오를 만나보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절약하는 셈이다. 내가 갔을 때는 스튜디오 회사가 약 10개 정도 같이 모여 있고 각자 밀고 있는 컨셉을 갖고 액자에 인화하고 사진북을 갖고 앉아서 상담을 해주는 분위기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옛날부터 웨딩과 본식 촬영 모두 야외촬영을 생각했기에 액자를 보면서 야외에서 잘 찍힌 사진들을 갖고 있는 스튜디오만 선별해서 시간을 절약하며 가격과 서비스 상담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유독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까지 상담을 받고 있는 곳이 있었고 사진 또한 독보적으로 창의적이고 스튜디오를 빌려서 내부에서 흰색, 검은색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지양하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유일한 한 곳이었다.

가격은 하루 반나절 야외촬영, 실내와 야외 촬영 반반, 올데이(약 8시간) 야외촬영인지에 따라 가격이 변경된다. 약 10-3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걸로 기억한다. 추가적으로 야외스냅을 할 경우, 서울에 있는 스튜디오의 경우 경기/서울권에서 촬영을 할 경우에는 따로 추가비용은 없지만, 제주도나 해외에서 촬영을 원하실에는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필자는 올데이 야외촬영을 선택했고 서울권에서 한강을 배경으로 유람선을 타며 찍고 라라랜드 분위기로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찍고자 상담을 받았다. 다행히도 원하는 대로 컨셉은 다 가져갔지만, 야외촬영하는 당일 내내 하루종일 서울에는 비가 와서 빗물을 맞으며 혼혈을 불태우며 촬영을 했는데, 이 에피소드는 다음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그래도 원하던 컨셉대로 촬영을 다하고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고생한 작가님과 헬퍼이모님 그리고 남편과 나는 저녁 9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귀가를 하여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김을 모락모락내고 나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제 결혼을 기념하는 웨딩촬영이 끝난 줄 알았으나, 이제부터 내가 몰랐던 이막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촬영을 끝내고 돌아가기 전, 작가님은 오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 중으로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어야만 웨딩앨범을 할 때 할인 혹은 다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날은 너무 힘들었고 하루종일 비가 오지 않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딜을 넣는 문화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그 혜택을 거절하고 나서 사진을 셀렉하러 갔을 때 또 한 번 더 충격을 받았다. 이는 바로 웨딩 촬영 앨범은 무료이지만, 실제로 터무니없는 장수가 기본이고 그 외에는 1장당 적게는 3만 원 크게는 8만 원까지 추가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본식 스냅도 마찬가지였다. 말 그대로 이 분들이 처음 제시를 할 때의 비용은 정말로 사진을 촬영하는 비용에 대한 비용만을 알려주고, 그 이후에 앨범에서 고를 때 많게는 10장을 추가로 고르시면 30만 원까지 나올 수 있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사실 그 어느 커플들이 아주 예쁘고 근사하게 찍은 사진을 단 10장 이내로 쉽게 고를 수 있을까? 우리는 그렇게 5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주고 웨딩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을 추가로 더 구입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만족을 했지만, 대부분의 커플들이 그렇듯이 웨딩촬영 앨범을 1년에 몇 번이나 볼까 하는 걸 생각하면 후회가 되기도 한 건 사실이다. 기분은 나빴지만, 업체들이 그런가 보다 그냥 지나갔다. 심지어 이곳은 그나마 양반이었고 다른 업체는 심지어 원본을 구매하는 비용도 몇십만 원을 추가로 해야 되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숨만 쉬면 돈이 불어나는 업계인 것이다. 웰컴 투 더 헬!

추가적으로 결혼식 당일에 행복하고 이쁘게 사진을 찍고 이제 감사한 하객분들께 인사를 하려고 가려던 찰나에 본식 스냅사진작가님이 오시더니 원판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20-30만 원을 더 구매해야 한다는 말을 그제서야 해줬다. 당장 하객들한테 인사를 하러 가야 하는 그 순간에 물어보는 것이 너무 화가 나고 짜증 났고 원판을 구매하지 않으면 본식 스튜디오 업체에서 알아서 사진을 셀렉하고 심지어 그렇게 하루종일 찍은 사진에 대한 데이터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억울했다. 이런 부분은 미리 말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결혼식 당일에 그렇게 열심히 찍어주신 사진을, 소중한 사람들과 순간이 담긴 순간을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상술이라고 해도 이 부분은 기분이 너무 나빴다. 기분이 나쁜 것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사진을 셀렉하러 간 스튜디오 업체는 총 20장 정도를 고르라고 했는데, 신부대기실부터 결혼식 입장 그리고 하객사진들 결혼식 중간과 끝, 양가부모님 사진 그리고 다 같이 찍은 사진만 최소로 해도 30장은 족히 넘는 게 사실이었다. 그 외에도 방문한 친구들 또한 선택하여 앨범에 넣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경우 당당하고 당연하게 추가비용을 88만 원이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 뻔뻔했고 막말로 사진을 추가적으로 선택해서 88만 원을 결제한다고 한다고 해서 웨딩앨범에 들어가는 사진들에 그 사람들이 1장당 10만 원 정도의 노력을 해줄지도 의문이었다.

내가 결혼식과 웨딩 촬영을 하면서 만난 업체와 업계에 대해 느낀 것 기분 중 80% 이상이 불쾌함과 야비함이었다. 결혼을 물론 두 번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처음 하는 결혼이고 또한 잘 모르기에 고개만 끄덕이면 몇 백만 원이 쉽게 카드와 통장에서 사라지는 게 너무 쉬운 현실이었다.  ENFJ라서 그런가 부정한 것 같은 상황 속에 있고 그 상황이 너무 당연하다듯이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싫었다. 한 번뿐인 결혼식은 내가 생각했던 상상과 달리 세상은 어떻게 하면 신랑과 신부한테서 돈을 빼먹을지를 생각하는 업계들이 바글바글한 곳에 들어간 어린양이 되는 일이었다. 알고 당하면 분하지는 않을 텐데, 화가 나다가도 화를 침착하게 삼키고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유지하려고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설마 메이크업이랑 드레스샵도 그러겠어?” 실제로는 더 최악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나는 ‘5월의 신부’이니 행복한 생각만 해야 하고 불합리한 부분은 최대한 눈을 감고 피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스튜디오, 웨딩 촬영을 고민하고 있는 당신을 위한 Tips!

- 웨딩 촬영과 본식 촬영 업체를 고르고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추가비용이 있는지 미리 따져보고 물어보세요! (앨범선택, 원판 구매 비용 등)
- 스튜디오, 메이크업, 드레스 등 너무 많은 업체들을 알아보기 귀찮다면, 결혼식장과 계약하며 결혼식장의 패키지를 선택하면 스드메 올인원이 가능합니다!
- 웨딩 촬영을 해야 되는데, 사진은 별로 안 찍어봤고 싫어하시거나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커플이라면, 야외 촬영보다는 실내 촬영을 통해 편하고 빠르고 전형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다음 챕터의 야외 촬영 이야기로 넘어와 주세요!

- 공들인 웨딩 촬영에서도 완전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면, 해외에서도 야외 스냅 촬영이 있기에 그때를 노려 보세요! (*신혼여행 부분에 단돈 8천 원으로 인생 웨딩 사진 남기는 방법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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