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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Dec 22. 2023

시끄러운 머릿속을 잠재우기 위해서 뭘 하면 좋을까

쉽고 빠른 도파민에 길들여진 뇌와

주제에 고학력자라는 자아를 버리지 못해 단순 반복 육체노동을 견디지 못하는 눈높이와 의지박약

영화에도 소설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머릿속에서

치앙마이 한달여행을 갈까 워킹홀리데이를 갈까 탄자니아로 해외봉사를 갈까 어디론가 멀리멀리 도망칠 생각만 하고

몇 번을 써먹는지를 모를 고시준비라는 방패막은 할수있는지 하고싶은지 둘다 갈피를 못 잡겠고

민폐 끼치는 일 없이 한 군데에 오래 일하고 싶은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고

부모님은 또 자녀봉양을 해 주실 형편은 되어서 배부르고 등따신 곳에서 기본 욕구는 잘 채워지는 중인데

배부른 고민만 계속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지나간 연인들 스쳐간 인연들 내옆의 사람들 사람들 생각은 계속 나고 떠오르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는지 뜨거운 차를 자주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러면 잠깐 괜찮아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 기록은 다행히 삭제했고 이젠 유튜브에 아무것도 뜨지 않고 인스타만 지우면 될 거 같기도 하다 전화들을 받기가 싫고 도망치고만 싶다

그냥 다 도망치고만 싶다.

그게 내 가장 솔직한 마음이다.

도망치는 내 모습이 꼴보기 싫고 이런 내가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다 도망쳐버리고 싶다.

이미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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