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Apr 12. 2024

나를 들여다보기



제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충분히 들여다본 이후의 좋고, 싫음에는 확신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황치즈약과가 좋습니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 이제는 안 먹지만 그 샛노랗고 달콤한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 낳고 처음 가방 안에 제 짐만 바리바리 챙겨서 싸들고 갔던 하늘공원이 좋습니다. 거기서 바다처럼 깔려있던 코스모스가 좋았습니다. 파도치던 억새가 좋았습니다. 서울역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 마셨던 카푸치노가 좋았습니다. 하늘 보는 걸 좋아합니다. 달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합니다.

 싫어하는 건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싫어하는 게 없을 수는 없습니다. 가장 싫어하는 건 ‘귀찮습니다’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걸 싫어합니다.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이유가 됩니다. 나태한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싫어하기 때문에 저 말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사람을 나태한 사람처럼 보이게 합니다. 귀찮은 게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어.’ 니까요.

사람에 대하여는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최대한.

사람을 어떻게 좋고 싫고를 나누겠습니까? 사실대로 말하면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싫은 사람은 있습니다.

인간은 모순 덩어리이니 이 정도는 봐주시리라 믿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단명에 갇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