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이 직접 모아본 스포츠뉴스 클리핑 ep.3
주중에 이야기해볼만한 뉴스거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주말이 다가오면서 재밌는 뉴스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브런치 한 면만 막으면 되는데, 나름 먹을 반찬이 많다. 그런데 반찬들이 맛이 좀 없다. 좋은 얘기들로 의미가 있을 만한 뉴스들이 보이질 않는다. 다 무슨 논란과 폭로와 불협화음 등등. 사람 사는 곳에는 언제나 우여곡절이 참 많다.
<1월 21일 일요일 스포츠 뉴스 클리핑>
1. 저출생으로 선수 줄자 세계 무대서 사라지는 한국 구기
결론부터 말하면 저출생과 한국 구기의 내리막이 어느정도 영향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저출생보다도 근본적으로는 국내 1인당 GDP의 상승과 스포츠를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보통의 선진국 관점 등이 우리나라에도 이식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정말로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국가에 엄청나게 많은 스포츠를 해왔다. 대체 어떻게 우리나라의 파워로 올림픽만 나가면 세계 10위를 목표로 할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0번째로 다른 분야에서도 강한가?
근데 올림픽과 같이 4년에 1번 이벤트로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면, 지속성 있는 비즈니스를 점차 추구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역시 그런 와중에 야구를 중심으로 축구, 농구, 배구가 프로출범을 2000년대 즈음까지 하면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내수시장에서 비즈니스가 되기 시작하면 올림픽과 같은 국제무대가 아니더라도 선수 수급 등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우리는 4대 프로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프로리그 형태로 모두 보유하고 있다.
사실 이 정도도 스포츠 강국으로서 불릴만한 매우 훌륭한 스펙이다. 4대 스포츠 리그를 다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런데 이제 이 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구기종목 및 개인종목들이 있다. 핸드볼과 하키가 대표적이다. '우생순'이라는 영화가 나왔던 배경인 2004년 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어느정도 명맥은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은 전혀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가 없는 수준이다. 스포츠도 비즈니스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고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투자해줄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대신 국민들의 스포츠를 대하는 수준도 무조건 '금메달'을 바라는 시기 역시 아니다. 이런 문화의 변화 과정에서 밀려난 아쉬운 종목들이다.
운동선수를 육성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대신 리워드의 고점도 높다. 그런데 국가가 이 부분을 명분이 없어 추가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결국 그것은 개인, 즉 부모의 몫이 된다. 그러니 똑똑해진 부모들은 운동하고자 하는 자녀들이 '돈이 되는' 종목의 운동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더 똑똑한 부모들은 '덜 다치는' 운동을 하길 바란다. 기왕이면 몸과 몸이 덜 부딪히는 운동이라면 조금 더 편하겠지. 그러니 당연히 골프가 제일 상위티어 운동이 되는 것이다.
무작정 너무 많은 스포츠가 활성화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조정기다.
2. 최준용 또 작심발언 "대표팀 선수 중 자질 없는 사람 있다"
21일(일) 경기 후에 나온 기자회견에서 KCC 최준용 선수가 국가대표 관련 작심발언을 했다. 현재 농구 국가대표에 차출되서 나가는 선수들 중 일부가 국가대표가 가져야할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실력적으로 분명 상위에 있기 때문에 선발되었겠지만, 자신의 능력을 소속팀에서만큼 발휘하지 못한다면 분명 자질 부족이다.
원래 최준용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원시원하게 자기 할 말을 하는 선수다. 마치 LG의 이관희 선수처럼. 연세대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다. 공교롭게 둘다 연대네.
최준용 선수는 지금 국가대표에 대한 불만이 매우 많다. 지난 대표팀에도 자신이 차출되지 못했고, 농구 대표팀 내에서 계속 잡음이 있었으며 본인보다 기량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뽑힌다고 생각해왔다. 요즘 국대 농구팀은 감독선임 등에서부터 팬심을 거스르는 행보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선수 개인의 돌발 발언에도 누구하나 협회 입장에서 동정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 어디의 '과'가 더 큰 지 알 수 있지 않을까.
3. LCK 게임단, LCK에 변화 요구...타이밍 적절했나
얼마전 2024 LCK 스프링이 개막했다. 새로운 시즌의 첫 스타트인데 개막전이 치러지는 날 깜짝 놀랄 뉴스가 나타났다. 리그에 참여하는 다수의 구단들이 공동성명을 내며 리그를 주관하는 라이엇게임즈의 변화를 요구한 것. 야구나 축구 개막전에 구단들이 협회에 대고 쇄신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실 불만을 내세울만한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었다.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거기에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LOL 부문 금메달을 따냈으며 2023년 롤드컵에서도 국내 팀인 T1이 우승해 엄청난 세계적 이슈를 이끌어냈다. 팬들만 아는 얘기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정말로 상상이상의 파급효과를 냈다. 하지만 그만큼의 경제적 이득을 실질적으로 취득하지 못했다. 그걸 가지고올만한 비즈니스 시스템이 거의 갖춰져있지 않으니까.
가장 쉬운 일례로 리그오브레전드 팀의 주전급 선수 연봉은 10억대가 훌쩍 넘어간다. 꼭 페이커가 아니어도 그렇다. 연봉을 맞춰주지 못해 중국 팀으로 소속을 옮기는 일을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최소 5명이 필요한 게임단에서 주전급 선수들 연봉으로 몇십억이 나가면 이는 웬만한 프로스포츠 구단 연봉 총액과 충분히 맞먹을 것이다. 그런데 그만큼 구단이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을까? 택도 없다. 구단별 홈 구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계권료를 많이 취할수 있지도 않다. 구단별 경기장이 없으니 경기장에서 벌어들일 부가 수입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러니 결국 좋은 산업인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지속성을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해결책을 못찾았으니 구단이 목소리를 낼 만은 했다. 구단 입장에서 연당 10억씩 지원금을 분배받는단다. 사실 좀 어이가 없는 일이긴 하다. 그럼 나머지 선수 연봉 보전과 구단 운영은 무슨 돈으로 해야할 지에 대해서 막막한 것도 맞으니까.
과연 이 비즈니스가 언제까지 잘 이어질 수 있을까? 입장 티켓 값을 올리면 구단에 돌아가는 배분된 지원금이 올라갈까?
4. 김민식 계약 후폭풍... 에이전트, 선수협에 진상 파악 요청
올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각 구단별로 샐러리캡을 절묘하게 맞추기 위해 일부 선수들의 '할인 계약'이 눈길을 끌었다. 즉 선수단 전체 연봉은 정해져있는 상태다보니, 이를 끼워맞추는 과정에서 B급 이하 FA선수들에게는 박한 조건을 제시하는 상황이다. SSG 랜더스는 일찌감치 FA가 될 주전포수 김민식의 이탈을 대비해 2차드래프트에서 포수를 수급해오는 등 대비를 했다.
각 팀별 주전 포수들이 1명씩은 거의 갖춰진 상황에서 꽤 오랫동안 시장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 중견급 포수가 2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김민식이다. 알려진 바로 지난해 소속팀에서 6년 25억 연장계약을 제시했지만 선수 측에서 받지 않고 시장의 판단을 느끼기 위해 FA에 나왔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보상선수를 쥐어주면서까지 데려올 자원으로 분류가 되지 않았고, 애초에 지난해 많은 팀들이 새로 주전 포수들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갈만한 구단 선택지가 많이 없기도 했다.
결국 SSG는 또 한 명의 포수 이지영을 사인&트레이드로 영입하며 김민식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며칠 후 김민식은 SSG와 2년 최대 5억에 사인을 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식의 에이전트인 브리온스포츠가 계약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제시했다. 분명 통상 계약은 에이전트가 주도해서 하기 마련인데 선수 측과 구단이 스스로 계약을 해버리고 에이전트만 공중에 붕 뜬 형태라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웃기지 않는가? 얼마나 에이전트가 자신의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으면 선수가 직접 나서서 계약을 해버렸을까.
정황상 누가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선수가 주도해 한 계약이 맞다. 구단 입장에서 심지어 며칠전 다른 대안이 될 포수를 영입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논란이 될 계약을 추진할 필요도 없었다. 아직 우리나라의 에이전트들 중에서 기본적 능력도 되지 않은 곳이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김민식 에이전트의 전략은 '존버'였다고. 존버가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