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ㄲㅔ팝 Apr 05.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 07 몰개성화를 피해야 하는 이유

YG엔터테인먼트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 그리고 I-LAND2

정말 하늘에 맹세코 어떠한 특정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 매거진 시리즈를 시작한 이례로 여자 아티스트에 대한 호평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조금 머쓱해지는 와중 최근 데뷔한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 없겠다. 글을 기획하던 중 [I-LAND2 : N/a]도 비슷한 이야기로 묶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이야기 해보겠다. 할 이야기는 심플해서 글이 길어지지는 않겠으나, 아무래도 YG의 전방위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배한다. 어쩌면 YG깔의 변화를 희망하는 것일지도…



오늘도 결론부터 이야기하겠다. YG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블랙핑크 후속작 같은 그룹을 기대했다 생각한걸까? YG는 언제까지 과거의 영광 속에 살것인가!


투애니원, 블랙핑크 까지 한 시대를 영위하는 걸그룹을 만든 YG는 이들의 계약 종료 이후 뒤를 이을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일이 쉬울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 아이돌 시장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비하는 팬들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각 그룹별로 분명한 차별점이 있어야만 ‘새로운 맛'이라고 느끼고 소비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같은 맛이 느껴진다고 해서 소비하는 시대는 이제 갔다는 말이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옛날 냄새가 필요한 순간은 있다. 10년 전에 아이돌판에서 덕질하던 팬들이 탈케는 없다를 선언하고 여전히 이 시장의 기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팬들에게 너무 낯선 아이돌은 낯설고 만다. 그들에겐 그시절의 향수를 기억하게 해주는 은은한 기저만 갖춰주면 된다. 시대가 변하는데 언제까지 먹던 반찬만 먹겠냐고 취향은 유지하고 싶지만 새로운게 짜릿하잖아.


https://youtu.be/2wA_b6YHjqQ?si=iEs9CVaH5eB7e8zx


그런 의미에서 아현이 합류하며 베이비몬스터가 7인으로 컴백, 아니 정식 데뷔하면서 보여준 모습에 따르는 반응은 예상보다 많이 차가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런 반응을 예상 못했다면 YG는 진짜 쇄신해야한다. 이런 반응 나올 줄 알았는데 일단 못먹어도 고를 선택했다 믿고 싶다.


베이비몬스터의 이렇게 저조한 화제성과 부정 반응에 프로듀서로 복귀한 양현석의 몫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단 이들의 콘텐츠가 새롭고 좋았다면 그의 존재를 흐린눈하고 봐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생각해보라 블랙핑크가 YG라고, 악뮤가 YG라고, 위너가 YG라고 생각하면서 이들을 재고 따지며 소비하는 팬들이 과연 많을까? 아닐 것이다. 그냥 소속사 이름을 떼고 아티스트의 존재를 더 크게 인지하며 소비하는 팬들과 대중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본다.


정식 데뷔 앨범이라고 칭하는 The 1st Mini Album 〈BABYMONS7ER〉는 타이틀곡, 수록곡, 보컬 디렉팅, 뮤직비디오 콘셉트, 뮤직비디오 프로덕션, 자켓 이미지,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의 비주얼까지 모든 것이 ‘출연자만 바뀐’ [BLACK PINK]라는 영화의 스핀오프(Spin off) 편 같다. 두 팀은 멤버들의 구성 자체도 다르고, 포지션도 다르고, 피지컬도 다르고 하다 못해 나이도 다르다.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료를 가져다 놓고 예전에 그리던 그림을 똑같이 그렸다. 그래 놓고 7년만에 선보이는 ‘GAME CHANGER’라고 소개한다. 과연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다음 앨범 부터라도 YG는 베이비몬스터에게 블랙핑크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엄연히 둘은 다른 그룹이며, 다른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을 몰개성화 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어제 공개된 Mnet의 신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2 : N/a]의 시그널 송을 보고도 같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https://youtu.be/vyZ17ZcdNd8?si=_LL9VY2XbVgwbJ38


‘The Final Countdown’을 샘플링한 ‘The Final Love Song’은 에이지(age)가 많이 어려진 걸그룹 세팅에 어울리지 않는 올드한 트랙이며, 대형 그룹과 아티스트의 아우라와 경험치가 있어야만 포장 가능한 음원을 오디션 시그널 송으로 쓰겠다 결정한 착오에서 만들어졌다 본다. 


베이비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작사, 작곡을 도맡아 하는 프로듀서들의 사운드는 좋다. (이미 많은 귀감을 줬던 프로듀서들이기 때문에 어떤 점이 좋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요즘 듣기엔 올드하다. 다시 말하자면, 요즘 아이돌로 데뷔하는 친구들에게 붙이기엔 올드하단 말이다.


올해 만으로 20살이 된 친구들이 벌써 2004년생이다. 2002년 월드컵보다도 2년 뒤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러나 2004년생 친구들은 이미 데뷔하기에 많은 나이라고 평가 받고, 리더를 할 정도로 올라운더가 아니면 데뷔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저런 곡이 시그널 송으로 나온거라면 시작도 하기 전에 초를 쳤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는 어른들의 귀에 좋은 음악으로 나와서는 주목 받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다. 주로 듣고 퍼다 나르는 어린 친구들의 귀에 좋은 음악을 해야한다. 그래서 아일릿과 투어스가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아이돌과 아티스트는 각자의 ‘장르'를 만들어야만 한다. 특정 그룹의 노래를 듣고 싶다면 그 그룹의 노래를 들으면 되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 06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