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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I Jul 22. 2023

사람사는 풍경으로 전하는 북유럽의 르네상스

북유럽의 르네상스 이야기

최근 네덜란드 거장의 작품들이 서울에 도착했다는 소식으로 5월부터 6월 티켓들이 일찍이 매진되는 전시가 있었다.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거장의 시선, 사람으로 향하다> 기획전이다.


당시 5월에는 색채의 선율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라울 뒤피 전시 광고와 함께 대중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과 역사를 지닌 두 전시가 동시에 오픈을 하는 바람에  <거장의 시선, 사람으로 향하다> 기획전이 눈에 덜 띄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시 기획에 참여하는 작품들이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없게 하는 힘을 갖고 있기에 <거장의 시선, 사람으로 향하다>에 관한 내용으로 북유럽 르네상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당시 1600년대에 등장했던 바로크라는 새로운 미술 사조 전에는 르네상스라는 시대가 있었다. 인간의 지성을 최고의 덕으로 여겼던 르네상스 시대는 과학 혁명과 인간중심적 도전이 일어나면서 인류의 발전이 폭풍처럼 성장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다시(re) 태어남(naissance)'이란 뜻의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찬란한 문화를 부활시켰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탈리아와 북유럽 지역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졌고, 미술작품 양식 또한 다르다는 점에서 각각의 특징이 다르게 분류되어 왔다. 


이탈리아에서 유명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만 보더라도 이탈리아 예술 작품의 대부분 주제는 종교적이면서도 신화적인 내용이었으나, 해부학적 구조의 인체 비례미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또한 영웅적인 남성 누드를 최상의 미로 여겼던 분위기 속에서 레오나르도와 쌍벽을 이룬 미켈란젤로는 다비드라는 신학적 인물을 다루었으나 해부학적 구조와 인체 비례미에 대한 이상적 관념을 적용하여 마스터 피스를 탄생시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반면, 북유럽은 이상주의를 추구했던 이탈리아와 다르게 실제로 보이는 대상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이를 정직한 묘사법이라 하는데,  있는 그대로를 사실적으로 나타내는 묘사법을 말한다.


또한 농부들의 삶, 서민들의 삶을 주제로 다루면서 훗날 바로크의 주제로 심심찮게 등장하게 된다.


북유럽의 화가들은 주변을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체험하고 보고 느끼도록 하는 훈련을 했을 것이고 이러한 태도는 당시 문화와 종교에서 생존하기 위해 예술가들이 새롭고 다양한 회화 양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대표적으로 얀반에이크의 <아놀드피니 부부의 결혼식>의 작품 속에 담긴 소재들의 상징에는 문화와 가치관이 잘 담겨 있다.  두 사람이 신발을 벗은 장면, 테이블 위에 놓인 오렌지 등에 담긴 다양한 상징적 암시를 통해 이 두 부부의 결실을 맺는 장면은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사회 문화적인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부를 상징하는 화려한 소재들의 사실적인 표현,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소재들의 싱그러운 표현 등 각 물체마다 갖고 있는 특징을 세밀하면서도 정확하게 포착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얀 반에이크의 관찰력과 사실적 표현능력을 짐작케 한다.


얀 판 에이크 <아놀드피니 부부의 결혼식>

이러한 양대 산맥으로 흘러가는 이탈리아와 북유럽 르네상스는 바로크 양식에서도 그 영향을 지엽적으로 미치게 된다.  바로크 양식은 지역적으로 세분화되어 이탈리아, 플랑드르,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로 나눠져 그 나라의 문화와 정치, 경제의 변화와 맞물려 다양하게 변모한다.


이탈리아는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의 감정적이며 극적이 요소가 결합된 바로크 미술 양식이 탄생했으며, 플랑드르는 카톨릭 국가로서 종교미술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신교의 등장으로 인해 종교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금지되었고, 지역의 화가들은 일상적인 소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등의 다양한 장르가 탄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램브란트, 루벤스, 카라밧지오, 할스, 루이스달 과 같은 거장들도 태어나면서 바로크라는 새로운 양식도 등장하게 된 것이다.



  

▲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국내외 기자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참고자료: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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