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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삼이와 데븐이 Feb 07. 2023

다재다능해서 '김밥천국'이었다

커리어노마드, 쌓아온 조각들은 곧 내가 가진 선택지

나를 표현하는 적절한 단어를 찾을 때 쾌감이 든다.


그간 누군가 내 별명을 물으면 ‘김밥천국’이라고 대답하며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유를 설명할때마다 자존감에 스크레치를 내왔다.


나는 어릴적부터 참 다재다능하였다. 무엇을 했다하면 무조건 중간 이상은 했다. 그러나 뭐하나 특출난 것은 없었다. 고등학교때 무용과 학과장이 그런 나를 두고 '김밥천국'이라고 말했다. 지나가듯 말했던 그녀의 ‘김밥천국’이란 표현은 십년째 나를 대표하는 단어였다.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었기에 더 나은 표현이 없나 고민했지만, 나를 긍정하지 못했기에 그 이상의 표현을 찾지 못했다. 그 사실이 참 씁쓸하다.


많은 재능이 있지만 딱히 써먹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빗대 '계륵'이란 단어도 붙었고, '중구난방' '뷔페' 등의 별명도 붙었다.

다른 사람이 붙인 별명은 아니다. 김밥천국의 늪에 빠져 자학하면서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단어의 힘은 그래서 참 무섭다. 그 한 단어가 내 십년의 마인드를 좌지우지 했으니)


나를 긍정하려 다재다능에 관한 책들 (ex, 폴리매스, 모든 것이 되는 법 등)을 읽어보아도 그 마음가짐이 길게 가지 못했다. 결국 나는 한 우물을 판 사람이 부러웠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그런데 최근 한 유튜브를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긍정의 단어를 최초로 찾게되었다.

바로 ‘커리어노마드’이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일을 하는 현상을 일컫는 '디지털노마드'에서 파생한 단어다.

분야와 규모에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일을 해온 나에게 '커리어노마드'라는 단어는 드디어 찾은 한줄기 빛 같은 단어였다.


만약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밑의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xWjedtHVSE&t=561s

직업 10번 넘게 바꾸면서 깨달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 되는 법 _ 출처 : 유튜브 [요즘 것들의 사생활]


나는 살면서 경계를 초월한 경험의 조각들을 수집했다. 조각 하나의 힘은 약하다. 

그러나 그 조각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순간 조각들의 힘은 거대해진다.


난 남들이 가지지 못한 조각들을 가졌다. 조각을 어떻게 조합하고 활용하느냐는 앞으로의 숙제다.


뿐만 아니다. 조각 하나하나가 나의 능력치라고 생각하면, 나는 꽤 많은 삶의 선택지들을 가진 사람이다.

열심히 살았기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지금 그 결과값으로 삶에 선택지가 많이 있다.

그래서 나는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조급해하지 않는다.

선택지가 많아 혼란스러울 때가 있지만,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다면

그 초조함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내가 살아온 삶, 

내 결정을 먼저 긍정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부정하기 시작하면 끝없는 불안의 늪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독한 늪에 빠져보았기에 단언할 수 있다.


내가 가진 경험치들을 긍정함으로써 더 나은 나를 위해 생산적 고민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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