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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윤 박사 Dec 31. 2020

중국 운남성 최고의 보이차, 노반장(老班章)

중국 운남성 최고의 보이차, 노반장(老班章) 

매년 중국 운남성 보이차 투어를 가면 가장 많이 변화가 있는 마을이 노반장(老班章)마을이다. 첩첩산중에 있는 오지 동네까지 도로포장이 되었고, 마을 전체가 현대화된 전통가옥으로 바뀌었으며, 동네 입구의 정문도 현대적인 스타일의 건축물로 탈바꿈했다.

구 노반장 입구의 정문
신 노반장 입구의 정문
2019년 현대화된 노반장 마을의 모습

2013년 6월, 나의 노반장 마을 초행길은 모험이었고 행운이었다. 현재 중국 광서사범대학교에 재직 중인 이수백교수가 박사과정 지도학생 때 동행했다. 맹해시부터 묻고 물어서 가는 도중, 신반장 마을에서 찻잎을 따는 농부에게 노반장 마을 가는 길을 물으니 보이차 한잔을 우려주면서 노반장 마을에 가면 동네 의사에게 전화해두겠다고 했다. 노반장 마을에서 처음 만난 고건충씨는 자신의 집에서 보이차를 우려주었는데 생애 처음 노반장 보이차를 경험했다. 같은 고(高)씨라서 각별했다. 이후 운남성 보이차 투어를 가면 항상 고건충 의사와 함께 임창, 보이, 이무 등의 차산을 다녔는데 보이차에 관해 많은 것을 전수받았다. 나는 보답으로 고건충 의사를 한국에 2번을 초대해 우정을 다졌다. 고건충 의사가 사업 초기에 ‘노반장 32호’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설득했고 마케팅 전략 방법을 전수했다. 사업은 크게 성공했고, 이후 노반장 마을 농가에서는 노반장 브랜드에서 ‘노반장-호수’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9년 중국 보이차 품평회에서 금상을 고건충 동네의사

고건충 의사는 2019년 중국 보이차 품평대회에서 금상을 받아 ‘노반장-32호’ 보이차는 품질을 인정받았다.


신육대차산(新六大茶産)은 중국 청나라 시대부터 황제의 차로 주목을 받는 구육대차산(古六大茶産)보다 인기가 없었고 해마다 전염병이 돌아 외면당했지만, 청나라 말기 의방지역에서 일어난 화재, 말라리아의 창궐로 보이차를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부상했다. 신육대차산은 청나라 시절 공차가 아닌 관계로 산림과 고차수 차산이 잘 보존되었고, 구 육대차산보다 생산량도 많아 다양한 개성의 보이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맹해 지역의 대표적인 차산은 포랑산(布朗山)으로 운남성 서쌍판납주 맹해현(勐海縣)에 있다. 서남쪽은 미얀마와 접해 있고 보이차가 생산되는 면적은 1,016km2에 달한다. 포랑산에 차나무를 최초로 재배한 포랑족 복인(濮人)의 후예들이 사는 마을에는 현재 1만여 명이 살고 있으며, 포랑 차산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교목형 고차수 산지로 반장촌위원회가 담당하는 반장(班章), 노반장(老班章), 신반장(新班章), 노만아(老曼峨) 등 마을에서 고차수 보이차 90% 이상을 생산한다. 열대우림 기후로 무덥고, 원시 삼림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포랑산 차산에는 개성 있고 특별한 보이차를 많이 있다.


포랑산 지역의 차나무는 모두 교목형 대엽종에 속하며, 차 맛이 쓰고 떫은맛이 매우 강하고 진한 난향도 분명하다. 또한 회감이 빠르고 생진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중국에서는 이렇게 강한 차의 기운을 ‘패기(覇氣)가 있는 차’ 라고 하며 인기가 많다. 포랑산 보이차의 품질은 매우 우수하고 찻잎이 견실하며, 독특한 꽃 향이 있으며, 마시고 난 뒤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 노반장 보이차는 보이차의 최상급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보이차 애호가이면 꼭 소장하고 싶은 보이차로 고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진짜보다 가짜가 많다. 노반장 마을은 포랑산향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맹해시에서 4륜 차동차를 타고 타락(打洛) 방향의 도로로 10km 정도 가면 포랑산 입구로 들어선다. 2018년 말에 자갈돌로 포장한 도로 산길을 따라 30km 정도 달려가면 노반장 마을 입구가 나타난다. 노반장은 포랑족(布朗族)이 아닌 합니족(哈尼族) 114가구, 460명이 사는 씨족 공동체 마을이다.

노반장 마을안에 있는 중국 운남은행과 노반장 마을 입구에 진성차장과 계약한 농가 10주년 기념

마을 입구 정문에는 크게 노반장이라는 팻말이 있고 바로 옆에는 맹해시 진성차창과 계약한 농민의 사진이 대형 광고판에 걸려 있으며, 마을 입구에 들어서 50m를 가면 중국 운남은행 지점이 들어와 노반장 마을 주민들의 돈을 관리하고 있다.


1300년 전 그 당시 부유했던 노만아 마을 포랑족은 가난한 합니족이 이주해 노반장 마을에 터전을 마련하자 차나무를 나눠주고 식량도 지원했다. 매년 구정이 되면 노반장 마을 합니족은 노만아 마을을 찾아가 포랑족에 감사의 인사를 하며 은혜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1950년 노반장 마을에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부 주민이 반장 마을, 경홍 소맹송마을로 이주했다.


노반장 마을은 2008년까지만 해도 교통이 불편하고 험한 오지여서 보이차가 알려지지 않았으며, 맹해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다. 2005년 맹해시에 있는 진승차업유한공사(陳升茶業有限公司; 진승차장)는 노반장 고수차산의 가치를 인정하고 2008년 노반장 50가구 주민과 쇄청모차 계약 공급을 계약하면서 보이차 브랜드를 개발했고, 마케팅 활동에 주력했다

1986년 춘차 노반장 진년 보이차 와 2017년 춘차 노반장 쇄청 모차

노반장 마을의 차산은 최적의 떼루아로 300년 이상 된 고수차로 만든 보이차가 보이차 애호가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최고의 차산으로 명성을 얻었다. 노반장 보이차는 2008년에 춘차 쇄청모차 1kg에 20위안이었지만, 2020년 차산이 가뭄으로 생산량이 매우 적어 춘차 쇄청모차 1kg에 9,000위안 이상으로 비싸게 거래되었다.

참고로 노반장 마을에 있는 800년 수령의 차왕수, 차황후가 각 1그루가 있다.
몇 년에 한 번 차왕수, 차왕후에서 생산하는 단주 보이차는 고가로 거래된다.


2018년에는 차왕수 단주 쇄청모차 1kg에 680,000위안, 차왕후 단주 쇄청모차 1kg에 460,000위안에 거래됐다. 결과적으로 노반장 마을은 찌든 가난에서 부를 가져왔지만, 일반 보이차 애호가는 접근할 수 없는 고가의 보이차가 되면서 가짜가 유행하고 있다. 노반장 마을은 해발은 1,700m이고, 차산의 열대우림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차나무는 모두 표준 대엽종으로 나무가 굵고 크며 찻잎이 다른 차산과 구별되고 있다. 즉, 야생 생태환경은 노반장 보이차의 품질로 타 차산의 보이차와 비교도 안 되는 차기(茶氣)를 갖고 있으며, 강한 산야 기운으로 노반장 보이차가 ‘보이차 중의 차왕’으로 등극했다.


봄, 여름, 가을에 생산되는 차의 외형은 모두 같지만
계절에 따라 변하는 노반장 보이차의 특징
하차(夏茶;여름차)
건조시 날씨가 좋지 않아 잘 건조되지 않을시 외형과 우린 잎의 색이 균일하지 않고 일부가 갈색으로 변한다.춘차(春茶;봄차)보다 부드럽고 쓴맛이 적어 마시는데 편하다.

춘차(春茶;봄차)
향기, 단맛, 회감은 하차(夏茶;여름차)나 추차(秋茶;가을차)보다 좋지만 
쓰고 떫은 맛 또한 하차나 추차보다 강하다.

추차(秋茶;가을차)
춘차(春茶;봄차)보다 부드럽고 쓴맛이 적어 마시는데 편하며 품질이 뛰어나다.
보이차 애호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추차를 선호한다.

노반장 보이차 제조 방법 중 살청은 조상 대대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법을 사용하여 타 차산의 보이차보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차를 마시고 난 후에 회감을 빠르게 나타난다. 노반장 보이차의 원료는 한정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보이차 시장에는 노반장 보이차라고 적힌 보이차들이 매우 많다. 노반장 보이차는 순료 100%로 만든 수량이 매우 한정되고 고가이므로 주로 애호가들이 수장한다.


보이차 전문점에서 100% 순료로 만든 노반장 보이차를 구하는 것도 행운이다. 그 이유는 노반장 순료 5%만 병배해도 노반장 보이차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가짜 노반장 보이차를 구분하는 5가지방법


첫째, 노만아와 신반장 보이차를 병배하여 만든 노반장 보이차이다. 

노만아 보이차와 신반장 보이차의 외형과 구강촉감은 노반장 보이차와 매우 비슷하여 전문가나 현지인들이 아니면 외형과 향기, 단맛, 회감에서 구별이 쉽지 않다. 노반장 보이차와 노만아, 신반장 보이차의 주요한 품질의 차이는 쓰고 떫은맛의 지속도와 회감에 있다. 쓰고 떫은맛은 노만아 보이차가 제일 길고, 그다음이 신반장 보이차이며, 노반장 보이차는 가장 짧아 단맛의 회감이 빠르다.


둘째, 경홍시의 맹송 고차(苦茶: 쓴차)를 기본으로 하고 다른 지역의 보이차를 병배하여 만들고 있다. 

경홍시의 맹송 고차(苦茶: 쓴차)를 기본으로 하고 다른 지역의 보이차를 병배하여 만들고 있다. 이런 보이차가 만들어진 배경은 노반장 보이차를 마셔보지 못했지만, 쓴맛에 대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쓴맛 후에 빠른 단맛의 회감이 노반장의 보이차라고 인식하면서 가능해졌다. 이런 보이차들은 비교적 쉽게 차이를 알 수 있는데, 외형을 보면 노반장 보이차처럼 찻잎이 크고 튼실하지 않으며 더구나 노반장 보이차처럼 새순이 크고 흰색 솜털이 많지 않다. 두 지역의 보이차를 마셔보면 쓰고 떫은맛에서 더욱 분명한 차이가 나는데, 가짜 노반장 보이차는 단맛이 없으면서 쓰고 떫은맛은 더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보이차의 향기는 꽃향이 적고 강하지 않고 현저하게 떨어지며 회감도 일반적이다. 우린 찻잎의 색은 균일하지 않고 잎이 크고 튼실하지도 않은 특징이 있다.


셋째, 찻잎이 굵고 튼실하며 쓴맛이 강한 대지차로 만든 노반장 보이차이다.

이런 보이차는 노반장 보이차와는 외형과 구강 촉감이 분명하게 달라서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쓴맛 후에 단맛의 회감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보이차 전문점에 노반장 숙차가 있다면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저 ‘허허’ 하고 웃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에 ‘정말로 노반장 보이차를 발효시킨 숙차이지요?’ 라고 질문한다면 보이차에 대해 너무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당해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노반장 보이차는 2008년 이전에 노반장 브랜드 긴압차가 거의 없으므로 가짜 노반장 보이차를 조심해야 한다. 

그 당시 노반장의 쇄청모차가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노반장 쇄청모차를 수매한 상인이 노반장 보이차를 만들지 않았으며, 다른 산지 보이차에 병배하여 판매했고, 국영차장에서도 노반장 보이차를 만들어 판 경우가 없다.




필자는 매년 노반장 보이차를 시음해보는데 쇄청모차로 외형은 검고 밝으며, 잎이 단단하게 말려있고 새순이 굵고 솜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산야기운은 매우 강하며, 야생꽃향, 과일향이 일품이며, 향기는 산야기운의 향이 뚜렷하고 순수하며, 난꽃향과 화밀향(花蜜香)이 나타나고, 잔향이 강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맛은 쓰고 떫은맛이 강하고 쓴맛이 순간적으로 단맛으로 변하면서 오랫동안 지속되며, 떫은맛이 없어지면서 침이 자연스럽게 고인다. 후운은 회감이 뚜렷하고 오래 지속되며 매끄러우며, 찻물색은 금황색으로 맑고 밝은색이 돋보이고, 우린 잎은 황록색으로 균일하고 윤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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