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일 차
영시를 뉘여놓고 한참 눈을 마주치곤 해. 그러면 영시는 웃음이 많은 아가라 씩 웃어주곤 하지. 다섯 손가락으로 엄마 손가락 하나를 꼭 잡고 말이야. 이렇게 누워있는 영시 앞에서 5분이고, 10분이고 손 맞잡고 눈을 마주치며 웃는 순간, 그 순간의 행복이 너무 짙어.
그래서 엄마는 평생 널 이 얼굴로 기억할 것 같아. 영시가 어른이 되고, 심지어 영시의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그니까 영시가 아저씨가 된다고 해도. 엄마는 영시를 보면 항상 이 갓난쟁이 때 엄마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던 그 얼굴부터 차례로 생각날 것 같아.
그러니 영시가 암만 다 아는 척해봤자. 엄마한텐 아기로만 보일 거다 이 말이야. 엄마는 요새 주변의 모든 어른들이 이런 시절을 거쳤다는 게 새삼 신기해. 엄마가 징글맞다 생각하는 어른들도 그들의 엄마 눈엔 아기 시절부터 보이겠지.
예쁜 선물을 받은 덕분에 남긴 사진. 너의 모오든 순간을 더 예쁘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