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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ke Feb 24. 2021

2018년식 5시리즈 시승기(1편)

같지만 알고 보니 대표님 차 빌려 탄 후기


우리 회사는 수직구조의 일반적인 회사보단 나름 자유로운 조직이다. 물론 직원수가 많지 않아 대표님, 팀장님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잦다.

대표님은 차를 여러 대 소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5시리즈가 (업무상) 빌려 타기 나름 만만한 차다. 정확하게 2018년식 5시리즈 530i xDrive 럭셔리 라인이다.


물론 명목은 '업무차' 차를 가져가곤 한다.


사실 5시리즈 하면, 몇 해전 화제가 된 화재사건. 5시리즈 디젤 모델의 불쇼(비하아님...) 이슈로 개인적으로 신뢰도가 바닥을 쳤던 모델로 인식된다.


또,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는 나로서는 추후 수입 E세그먼트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이 갖춰진다 해도 구매 선상에 올려놓을 생각 조차 없으며, 타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

그런데 이 5시리즈는 가솔린이다. 숫자 뒤에 'd'가 아닌 'i'가 붙은 530i. 그리고 xDrive가 붙어 네 바퀴를 함께 굴린다.


어느 금요일 날 대표님의 차를 빌려 업무를 마친 뒤 바로 퇴근하는 날이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5시리즈의 오너가 될 수 있는 기회!!!


정말 마음~~껏 내 차처럼 타고 다녔다.(그간 수많은 BMW 시승차를 타봤건만,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아!! 혹시 살짝 긁어도 면책금? 그런 걸 안내도 된다는 안도감 때문인가? 편하게 차에서 담배를 펴돋...비밀)


자, 지금까지 어떻게 차를 공수하게 됐는지 이야기했으니 이제 BMW 5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외관은 뭐 BMW 5시리즈다. 주변을 한번 살펴보면, 5시리즈를 타는 사람 혹은 정말 한다리만 건너 지인들은 다 타고 다닌다.(나만 없어 5시리즈) 심지어 지금 내 앞에도 한대가 지나가는 것 같...다


사실 운전하는 사람은 내차 외관은 잘 안 보인다. (당연한걸...) 필자는 자동차를 탈 때 시트가 편안한 지에 대해 조금 더 큰 비중을 둔다.

나파가죽? 좋다. 부들부들 하니 촉감도 부드럽고, 엉덩이 뼈 부분도 가죽이 부드러워 푹푹 들어가니 몸이 잘 지지되는 것 같다.


자동차의 좋은 시트란? 푹신한 것도, 안락한 느낌도 아닌, 운전자가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신체를 꽉 붙잡아 두는 시트가 '좋은 시트'라고 할 수 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했다.


다시 말해, 좌/우 코너링 상황에 관성으로 인한 쏠림을 줄여 줄만큼 신체를 잡아 두는 정도로 생각하자.)

내가 BMW를 비롯한 수입차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트인데, 수입차 대부분은 허벅지 부분을 길게 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 옆구리를 꽉! 조여주는 사이드 볼스터가 있어 몸을 고정해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도가 대폭 향상된다.


또, 승차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승차감이라... 말로 표현하기 정말 힘들다. 보통은 자동차의 승차감을 표현할 때 단순히 딱딱하다, 부드럽다 두 가지 표현으로 이야기한다.


필자는 그 두 개의 표현보다는 '탄탄하다.'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딱딱하다는 말을 조금 에둘러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느껴보면 탄탄하다!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이다.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마치 실크로드처럼 포장이 잘 되어 있는 도로는 없다. 이따금씩 올라오는 노면의 충격과 진동이 느껴지긴 하지만 불쾌한 느낌은 아니다. 즉 운전자가 느끼기에 불쾌한 충격은 걸러주되 '이런 도로를 지나가고 있으니 알아서 대처해!'라는 의미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준다.

그렇다면, 운전자 말고 조수석과 뒷좌석의 동승자들은 어떤 느낌일까? 주말이니 친구 두 명을 불러 드라이브를 떠났다. 마침 그 두 명 중 한 명은 자동차를 좋아하면서 수입차(벤츠)를 타고 다니는 친구이고 한 명은 처음 보거나 눈에 익지 않은 차는 수입차냐고 물어보는 흔한 '차알못'이다.


친구1:  "오늘은 베엠베냐?" (독일 발음. 즉 '차잘알')

친구2: "오~ 차 좋은데?" (다 좋다고 하는 '차알못')

나: 야, 차알못 너 뒤에타

친구2: 응


출발했다.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카페에 죽치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정체 없이 떠돌다 커피 한잔씩 사들고 아라뱃길로 향했다.


나: 어때?

친구1: 뭐가 어때

나: 아니 승차감이나 뭐 그런 거

친구1: 좋지~ 5시리즈인데, 사람들이 왜 5시리즈를 많이 사겠냐

나: 그치? 많이 사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친구1: 근데 이 시트가 그렇게 푹신한 것도 아닌데 뭔가 안락한 느낌이다? 안정감 있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예전보다 승차감이 진짜 말랑해졌다.

나: 맞아, 나는 이런 승차감 되게 좋아하거든 국산차는 무조건 다 걸러내면서 좋게 만드려고 하는 티가 나는데, 얘는 진짜 안 좋은 충격은 걸러주고 '너는 이런 곳을 달리고 있으니 참고해'라는 정보를 주니까 운전이 재미있다는게 느껴져

친구1: 핸들링은 어때?

나: 흔히 bmw를 코너링 머신이라 불리잖아? 그건 3시리즈고, 그냥 그래. 잘 모르겠어 딱 이 크기에 컨셉에 맞게 적당한 느낌이야. 그리고 5시리즈로 와인딩을 타겠냐, 서킷을 타겠냐. 근데 주차할 땐 핸들이 좀 무겁더라.

친구1: 패밀리카로 딱이네

나: 그리고 내가 bmw를 타면 항상 느끼는 건데, 변속기가 너무 좋다.

친구1: 뭐가 좋은데?

나: 얘가 내 발끝을 읽는 거 같아. 내가 원하는 속도만큼 올리기 위해서 악셀을 밟으면, 단수를 얼마나 내릴 건지 영리하게 작동해. 뭐랄까 'smart'하다고 해야 하나?

친구2: 야, 새X들아 다 좋냐? 뭐 뒷 광고 그런 거냐?"


물론 안 좋은 점도 있다.

친구1:  야 내 커피 어따놔!!

나: 잠깐..만 이거 다 내 짐을... 그쪽 안에다 넣어놔

친구1: 컵홀더에 컵을 껴야지 뭘 다 쑤셔놨어


차키, 지갑, 립밤 등등... 여러 가지 물건을 둘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친구1: 아니 잠깐, 컵홀더를 쓰면 무선충전은 쓰지 말란 거냐?, 거 당황스럽네...;;

나: 글쎄... 왜 그리 만들어 놨을까?


컵홀더 뒤쪽에 무선충전 패드가 위치해 있지만, 컵을 꽂아두면 넣고 빼기가 상당히 어렵다. 충전이 다 될 때까지 빼지 말라는 건가?


나: 뒤에 너는 어떠냐?

친구2: 잘 모르겠어... 수입차라서 승차감도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뭔가 느낌이 딱딱한 거 같아.

나: 그래?

친구2: 응 차값이 얼만데, 부드럽고 승차감이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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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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