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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선생님 Oct 26. 2024

나의 학급경영 핵심가치.

감사 존중 성장

> 사랑하는 나에게 <

' 너는 값진 일을 하는 중요한 사람이야. 오늘도 대단한 일을 해낸 사람이지! '


<저 오늘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온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혹시 오늘 이 자리에서 저 때문에 딱 한 명이라도 인생의 길을 찾는다면 저는 너무너무 값진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왔습니다.>_최재천의 곤충사회. p.75.


  '엄마, 출근하지 마. 학교 가지 마.'라며 우는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채 학교로 열심히 달려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쉼 없는 연구와 사회 기여 활동 스케줄로 삶이 꽉 채워진 최재천 교수님은 아무리 바빠도 강의 제안이 들어오면 무조건 학생들을 만나러 가신다.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을 통해 인생의 길을 찾길 바라는 선한 마음으로. 학생들과의 만남은 값진 일이라는 마음의 확신이 있기 때문에. 나는 왜 학생들을 만나러 학교에 가는 것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출근하는 것일까. 


  나는 대체 오늘 뭐 한 거지? 오늘도 정신없이 출근하고 어질러진 책상을 그대로 둔 채 급하게 퇴근했다. 서둘러 아이를 하원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 설거지거리를 닦으며 아기가 안전하게 잘 놀고 있는지 틈틈이 확인하며 불안한 마음을 다독인다. 아침에 강제로 떼어놓고 출근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웬만한 일은 제쳐두고 아이와 저녁에는 꼭 붙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아이와 함께 잠이 든다. 아이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신랑이 깨운다. 그제야 미뤄둔 집안일을 해결하고 침대에 몸을 던져 누워본다. 그렇게 다음날이 된다. 다음 날도 나는 분주한 나에게 투덜거리며 중얼거린다. 요즘 나는 대체 뭐 하고 있는 걸까.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운 하루하루를 만들고 싶다. 이왕 열심히 사는 것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도 아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래! 비전을 세워보자. 비전을 이루기 위한 핵심가치를 정해보자. 욕심 내지 말고 딱 3가지만. 이렇게 나는 나의 비전을 세우고, 학급 경영 비전을 세우는 시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괴감에 빠졌다. 학급문집을 만드는 교사, 유창하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 코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 프로젝트 수업 전문가, 그림책으로 학급경영을 하는 교사,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교사... 내가 선망하던 교사상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기 위해 내가 여태 해온 것들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아침일기 쓰기, 감사일기 쓰기, 아이와 산책하며 대화나누기, 나무랑 하늘 관찰하기, 10분씩 짬짬이 책 읽기, 책 읽으며 문장수집하기, 주말에 20분 그림 그리기... ' 소소하지만 이런 것을 함께 나누는 선생님도 아이들의 인생에 한 번쯤 필요하지 않을까. 별 것은 아니지만 손으로 적은 나의 업적을 살펴보니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괴감에서 자신감으로 나아가기까지 마음속 롤러코스터를 무사히 마친 나는 이제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 " 저는 아이들에게 '감사, 존중, 성장'을 알려주기 위해 출근합니다. 감사를 통해 가진 것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존중의 말이 오고 가는 다정한 대화를 경험할 수 있기를,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뿌듯함을 마음에 채울 수 있기를. 이러한 소망으로 저는 일하러 갑니다. 이러한 저를 우리 아들도 자랑스러워하겠죠? 아들아, 엄마가 준비한 가치들을 나누기 위해 학교에 잘 다녀올게. 엄마를 응원해 줘! 엄마도 너의 하루를 응원하며 열심히 일해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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