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집을 나섰다
갈 곳이 없다
그냥 길을 걸었다
지는 해 등지고 걷는 사람들
네온등 벗 삼아 가는 사람들
나는
갈 목적지도
돌아갈 집도 잃은 자 마냥
초점 잃은 눈동자로
오가는 이들을 바라본다
일을 구하지 못한 지 사주째 되고 있다
정해진 앞날이 있다면
이토록 답답하지 않으리
이곳저곳에 지원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는다
나이 탓, 시기 탓, 이런 탓 저런 탓으로
코로나 힘든 시기를 보내온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각난다
아...
그들 심정이 이랬겠구나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함
언제 풀릴지 모르는 절망감
그저 오늘도
휴대전화 울림만 기다리며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낸다
2023.01.12
/* 연초 일을 구하지 못하던 시기의 끄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