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금민빛 Dec 22. 2021

종전선언이 선택의 문제입니까?

언제까지 섬나라처럼 살아야 할 것인지..

안녕하세요. 소금민빛입니다. 오늘은 종전선언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그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꽤 오랜 기간 통일교육 강사로 활동하면서 전국의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 수업마다 빠짐없이 꼭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외국 갈 때, 뭐 타고 가나요?”

“비행기요!!”

“또요?”

“배요!!”



주저 없이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똑같은 답들을 들으면서,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우리가 대륙과 연결된 반도 국가라는 사실을 그저 머리로만 알뿐, 결국 섬나라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곤 합니다.



고종시대 헤이그 특사도, 손기정 선수도, 그 까마득한 과거부터 우리네 기차역은 국제역이었다 외쳐보지만, 태어날 때부터 분단국에서 섬나라 사람처럼 살아온 아이들에겐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통일은 ‘연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단지 남북한만이 연결되는 차원을 넘어 기차 타고, 혹은 직접 운전해서 중국도, 러시아도, 몽골도, 유럽 대륙까지 내 발로 그야말로 국경선을 넘어 연결해 다니는 출발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려면 70여 년 쉬고 있는 한국전쟁을 제대로 끝내는 것은 기본 전제이겠지요. 아시다시피, 1953년 휴(정)전협정을 맺을 당시에 이승만 전 대통령은 휴전에 반대해 참여하지 않았고 유엔군 및 미군 사령관 클라크와 중공군 사령관 팽덕회, 북한 인민군 사령관 김일성만 서명을 했습니다. 사실 당시 전시작전권을 미군에 넘긴 상태라 우리는 권리 자체가 없긴 했었지요.



이후, 여러 노력 가운데 지난 2018년에는 남북정상뿐 아니라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종전논의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자 사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에 대해서 염려했지만,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가고자 하는 한반도의 움직임 자체를 반대할 근거나 명분은 뚜렷이 없었습니다.



이에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은 지난 12월 초 종전선언 추진에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고, 러시아도 그보다 먼저인 지난 10월 문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시기부터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는 가스관 연결 사업 등을 비롯, 막대한 천연자원 교역을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우리 한국과 하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남북이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만 있다면,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어 훨씬 안정적으로 교류협력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부터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소멸되고 투자와 관심이 가중되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구요.






그런데 현재 보수당의 경우, 북한이 핵포기를 하지 않았는데, 종전선언을 하면 미군 철수의 위험이 있다며, 특히 나경원 전의원은 최근까지도 미국에 직접 가서 종전선언 반대활동을 하였고, 윤석열 후보도 직접적으로 종전선언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더불어 일본 또한, 한국전쟁시기 서방진영의 물류기지 역할로 경제적 번영을 맞았기에 언제나 한반도의 평화보다는 갈등과 긴장을 선호하며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종전선언은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므로 실효성이 없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뿐이지 문제를 돌파하고자 하는 대안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일단 북한 비핵화가 담보되면 움직이겠다고 하지만 이는 곧 북한 비핵화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겠지요.




상식적으로 분단에서 통일로 가기 위해 뭐라도 시도하고 실효성이 있든 없든 어떻게든 이슈화하고 공론화하면서, 분단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세계시민들 모두에게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를 계속 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실 종전선언은 갑자기 하려는 것이 아니라 2007년 10·4선언과 판문점 선언 등을 통해서 남북미와 중국까지도 상당 수준 합의를 해 왔던 데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도 있는 상황이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 가능성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현재는 미국도 미・중 패권 경쟁 속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방위조약의 지속 및 영향력 확대를 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1월 전 세계 미군 재배치 검토(GPR)결과에서도 주한미군 규모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을 뿐 아니라, 미 의회도 12월 15일 주한미군의 현원을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새 국방수권법(NDAA)을 처리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미간 종전선언 문구 합의가 진행되었고, 종전 선언 촉구의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법안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이 발의해 민주당 하원의원 33명이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보수당 나경원 전의원의 발로 뛰는 반대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인지, 이내 공화당 하원의원 35명은 종전선언에 반대한다는 공동 서한을 백악관과 국무부에 보냈고, 재차 말하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힘겨루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국들과의 군사동맹을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보수당은 종전선언이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무력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명분으로 힘써 반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종전선언이 찬성하고 반대하는 선택의 문제입니까?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경제적, 국제외교적, 그리고 민족적인 관점에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일상과 번영을 위한 진정한 안보이지, 권력과 표를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안보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러시아는 정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