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안녕하세요, 작가 아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온이라고 합니다.
저는 신체화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저의 글은 주로 제가 만성통증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관한 에세이가 될 것입니다. 저의 심리적인 어려움이 만성통증이 되기까지의 저의 심리와 상담이야기도 글에 많이 담길 것입니다.
신체화장애를 들어보셨나요?
신체화장애는 제 단어로 정의하자면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 된 것'을 의미합니다. 외과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된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것에서 더 나아가 눈에 보이는 원인이 없는데도 통증을 꽤 오랜 기간 호소한다면 신체화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만 30살인 저는, 현재 만 3년 넘게 통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만성통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전에는 경험해보지도 못했던 두통을 겪기 시작했고 관자놀이, 광대, 턱까지 얼굴 전체가 아파왔습니다. 당시에 1차, 2차, 3차 대학병원까지 신경과, 정형외과, 치과를 거치며 MRI, CT, 각종 검사를 받았고, 치과에서는 종양이 발견되어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종양을 없애도 저의 얼굴통증과 두통은 사라지지 않았고, 일상생활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한의원을 오랫동안 다니며 한약을 먹기도 하였습니다. 유명한 신경과 대학병원 의사에게 처방받고자 지방으로 병원을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제가 정착한 곳은 정신건강의학과였고, 제가 진단받은 병명은 '신체화장애'였습니다.
저의 이야기는 아래와 같이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얼굴, 머리 통증을 겪으며 온갖 병원을 방황한 이야기,
2) 신체화장애로 진단받은 후 상담을 시작하며 잔혹한 진실들을 직면한 이야기,
3) 통증을 받아들이고, 통증과 함께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저는 상담을 받으며 저의 내면 깊숙한 아픔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진실을 알게 되는 과정이 고통스러워 '잔혹한'이라는 단어를 붙였습니다. 저는 피하고 싶은 진실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상담받는 과정은 진정한 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저를 옭아매던 심리적 어려움을 발견해 갔습니다. 양파 껍질을 까고 또 까듯이, 진실을 발견하였습니다.
현재도 저에게는 통증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계속 대학병원을 다니고 있고,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3년 전에 통증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잠만 자던 때에 비해서 이제는 일상생활을 하며, 약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통증이 싫을 때도 많지만, 이제는 통증과 동행하며 함께 사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과 몸을 돌보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아프지 않은 것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이 통증이라는 친구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없애버리기만 바라는 것은 만성통증을 지닌 저에게는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통증이 그저 '요이땅' 하고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긴 이유가 있었습니다. 통증에 귀 기울이고자 했습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몸과 마음을 잘 돌볼 책임이 있습니다.
저의 투병 아닌 투병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이 이유 없이 아프다면, 정말 정말 혹시, 마음과 감정이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과 내가 아프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