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기와 음주의 적절한 조합(feat 바느질)
2022. 09. 02. 금
8/27(토) - 9/2(금)
아주 공평하게 배분된 달리기 3일과 음주 3일, 그리고 바느질의 재발견.
지난 토, 일 연속으로 1일 1병.
특별히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안 마시기엔 섭섭한 분위기의 주말이었다.
토요일에는 오전 내내 부엌일을 한 보상으로 가볍게 한 잔으로 시작하여
결국 1병 다 비우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튀르키예 드라마 <파티마>가 자극제였다.
주연 배우 연기에 빨려 들어갔고, 탁월한 심리 묘사, 그리고 반전까지.
심리 쪽으로 연구를 꽤 많이 한 작가인 것 같다.
튀르키예의 빈부 격차, 성 차별, 양극화 상황 등도 잘 보였다.
이렇게 새로운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니 술이 빠지면 섭섭하지 않은가.
일요일에도 <파티마>를 이어보느라 오후에 1병을 비웠다.
다가올 월요일을 위해 6시 이후엔 먹기를 멈추고 편안히 쉬었다가 잠들었다.
월요일에는 달리기와 요가 루틴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뛰고 요가까지 하고 오니 입맛도 없어서 우유 조금 마시고 쉬다 잤다.
화요일에, 치료 마사지를 받고 와서 모처럼 쉬는 날.
운동도 일도 없는 저녁, 술이 빠질 수 없다.
또 원피스 단추 달기에서 촉발되어 숙원 사업 하나를 했다.
아들 셔츠 기장 줄여서 J 자신의 숏셔츠 만들기.
앉아서 꾹덕꾹덕하다보니 그럴듯하게 모양이 잡혀갔다.
요즘 유행하는 박시한 숏재킷이 됐다.
잘라낸 밑단으로 롱 스카프도 만들었다.
BGD(백그라운드 드라마)는 넷플의 <안녕? 나야!>.
집중하지 않아도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유형의 드라마다.
눈과 귀는 드라마, 손은 바느질, 입은 막걸리.
J가 가장 느긋해지고 행복해지는 조합이다.
한동안 놓았던 바느질에 다시 손길이 갔으니,
당분간 이것저것 자르고 붙이기를 할 생각이다.
고쳐 입을 옷들이 J의 눈에 여럿 들어왔다.
수요일에는 달리기+요가 루틴.
땀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목요일에는 배드민턴 강습이 있어서 한 시간 뛴 후,
여럿이 모여 열무비빔밥과 매운탕을 마구 흡입했다.
집에 와서는 너무 배가 불러 일찌감치 쓰러져 잤다.
금요일인 오늘 역시 달리기+요가 루틴을 완수했다.
탄천변 산책로의 공기가 이렇게 시원할 줄이야!
아주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주일이다.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 일주일이나,
그럴 리가.....!!!!
J에게 풀기 힘든 숙제인 언니들과의 일들이 머릿속을 계속 괴롭힌다.
그들이 J에게 씌운 프레임을 이제 진짜 벗어던지고 싶은 것이다.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행동으로 굳어진 습관도 그렇지만,
생각의 패턴, 관계의 패턴으로 굳어진 습관은 정말 고치기 힘든 법이다.
잘못된 패턴임을 인지하기도 힘들고,
본인이 인지했다 한들 상대방을 설득하기란 더 힘들다.
불가능에 가깝다.
포기하고 거리를 두는 것 외엔 방법이 없어 보이지만,
달리고 마시다 보면 다른 길이 보일지 모른다고
J는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