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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주 변호사 Mar 12. 2024

09. 전세금 안주고 버티는 임대인에게 빠르게 돈받기

인간답게 돈받고 나가는 방법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집주인들이 '임차인 쫓아내는 방법' 을 공부하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전세집은 매물로 내놓기만 하면 들어오려고 하는 임차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전세금은 계속해서 올라갔던 그런 시기. 


그런데 부동산 시장은 변화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전세사기가 연일 뉴스에서 보도가 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니 임차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하고, 전세 시세도 떨어지니 굳이 지금 집에서 살 필요가 없어진다. 임차인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는데, 임대인은 지금 임차인이 나가면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또 다시 낮춰야 하니 굳이 내보내고 싶지가 않다. 이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예전엔 임차인을 쫓아내려고 했던 임대인들이 지금은 임차인을 붙잡아 두려고 한다. 그래서 임대인들이 전세금을 빨리 주지 않는 일들이 종종 생기고 있다. 고의든 타의든.. 어쨌든 안 주고 있다. 


임차인들은 이제 임대인에게서 '전세금을 빨리 받는 방법' 을 공부하고 있는 시기이다.


1. 계약 종료 6개월 전에서 2개월 전 사이에 내용증명이나 문자 보내기 


계약 종료의 의사를 바로 표시하지 않았다간 계약이 연장될 수 있다. 따라서 자동 계약 연장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 계약 종료 내용증명을 보낸다. 내용증명을 보내는게 껄끄럽다면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 된다.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때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서 확인 했다는 취지의 답장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자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받은 적 없다고 하면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 돈 안 받고 이사를 나가냐 vs 돈 받을 때까지 버티냐 


이건 선택의 문제이다. 우선 이사를 나가 건물을 명도해 주는 것과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은 동시이행 관계이다. 즉 쌍방 모두에게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돈을 주지 않아 나도 안 나가고 버틴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건 임차인의 권리니까 자유롭게 행사해도 된다. 그러나 이 기간만큼 임차인이 주거 이득을 계속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지연이자를 낼 의무가 없다. 


 임대인에게서 지연이자까지 받으려면 임차인은 이사를 나가야 한다. 임차인이 이사를 나가 건물 명도를 했음에도 보증금을 주지 않으면 그건 명백히 지연 행위이기 때문이다. 민법상 이자 연 5%, 소촉법에 따른 연 12%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 전세 보증금은 억대가 대부분이라 이 지연이자가 매우 쏠쏠한 편이다.


다만 이사를 나갈 때는 임차권등기명령을 받고 나가는 것이 좋다.


3. 변호사비는 누가 부담하나 


임차인이 소송을 하고 싶지만 섣불리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변호사비 때문이다. 지연이자 받아 봤자 변호사비 생각하면 그게 그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임차인이 소송을 할 때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지만 승소 하면 상대방에게 변호사비를 청구할 수 있다. 


물론 법에서 정해진 범위 내이긴 하지만, 대부분 보증금 액수가 크기 때문에 실제로 지급한 변호사 보수의 상당 부분을 전부 청구하여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호사비 때문에 소송을 못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도 될 듯 하다. 


4. 소송은 얼마나 걸리나 


소송 절차가 결코 빠르지는 않다. 그래도 전세 보증금 반환 소송의 특성상 재판부에서 최대한 빠르게 사건을 진행하여 주는 편이다. 보통 변론 종결하고 한 달 뒤에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 같은 경우는 일주일이나 이주일 뒤에 판결 선고를 해 주는 경우도 보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3개월 내에서 6개월 안에 재판이 끝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그리고 판결까지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송이 접수 되면 임대인이 깜짝 놀라 바로 돈부터 주는 경우가 있다.


여러분 임대인도 사람이고 범죄인이 아닙니다. 단 한 번도 재판에 가본 적 없는 임대인이 갑작스럽게 소장을 받으면 너무 놀라서 돈 다 줄테니 얼른 나가라 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상 합의의 방법으로 소송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임차권등기명령만 해도 놀라서 합의가 되는 경우도 많다. 여러가지 합의 수단은 많으니 혼자 임대인과 싸우고, 중개사와 싸우며 시간 낭비, 정신 낭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박영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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