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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로망 Dec 06. 2021

악성 질병, '금융문맹'에서 벗어나라

경제 서평 8.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

존 리 지음 | 출판 지식노마드


 '금융문맹'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가?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르는 사람을 뜻하는 '문맹'. 금융문맹이란 금융 관련 지식이 부족하여 돈의 소중함과 관리방식을 모르고 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의 저자 존 리는 유튜브와 TV 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이 심각한 금융문맹 상태라는 우려를 몇 년간 표해왔다. 그는 이 책에서 그 주장의 근거와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





 많은 한국 부모들이 사교육에 지나친 금액을 지출하느라 노후를 대비할 투자는 등한시하고, 그보다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주식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수많은 기회비용을 놓치고 있다. 존 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한국의 현주소를 비교하며 지금 우리가 금융문맹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일본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 경고한다.

 그가 얘기하는 금융문맹의 악영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면 금융문맹에 처한 현 상황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금융에 무지한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도 금융문맹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그 힘은  주로 가족 내에서 발휘되므로 알아차리기조차 쉽지 않다. 결국 모두가 금융 문맹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평생 경제적 자유라고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이 늪의 무서움을 깨달았다면 그 순간부터 나라도 하루빨리 금융 문맹인에서 탈출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존 리가 내리는 처방은 간단하다. 투자. 거기에 꾸준함과 인내심을 곁들인! '좋은 주식을 사서 그냥 가지고 있으라'. 사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이 한 마디로 요약된다. 그걸 2장에서 구구절절 풀어 설명하는 이유는 저 간단한 명제를 실천하기가 의외로 어렵기 때문이다. 뉴스 한 줄만 읽고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단타로 돈을 버는 것을 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도 있다. 저자가 그런 행동을 주의하라며 첨언한 말 중 개인적으로 정말 큰 충격을 받았던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맥주를 마실 때 당신은 그 맥주 제조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매일 "치킨 먹고 싶다, 술 먹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나로서는 평생 가슴에 새겨야 할 명언이다. 술을 그렇게 마시면서도 왜 술 관련주를 살 생각은 못 했지? 맥주가 마시고 싶을 때마다 맥주를 마시는 대신 하이트진로 1주를 산다면, 내 몸과 자산이 훨씬 건강해질 것은 당연하고 투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술을 덜 마시고 싶어지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나는 당장 이 격언을 실천하기로 했다.


 제3장에서는 표를 곁들이며 경제 독립을 위한 여정 10단계를 선보인다. 이 여정을 따라가며 3단계까지는 괜히 뿌듯했다. 존 리의 가이드라인과 내 가계부를 비교해 보니 목적과 구성이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4단계에서 조금 막혔다. 하루에 1만 원씩 투자하라고? 내가 여유자금이 어디 있다고? 이때 그의 명언이 한 번 더 효과를 발휘한다.

<사람들은 여유자금을 ‘쓰고 남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에겐 여유자금이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여유자금은 쓰고 남은 돈이 아니라 소비를 하기 전에 ‘노후를 위해 미리 떼어놓는 돈’이다.>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이런 얘기를 했었다.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래. 근데 여유자금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해?" 이 구절을 읽자마자 그렇게 말했던 과거의 내가 너무나 바보 같았다. 우리는 생활비에 투자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을 기준으로 생활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완독 후 가계부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투자 예정 비율을 높이고 유동 지출비용(생활비)을 조정했다. 나의 적은 수입에 비해 내가 투자하고 싶은 금액이 커서 속상하기도 하고 막막했지만, 이 불편함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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