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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로망 Dec 10. 2021

얘들아, 우리도 이렇게 살자

경제 서평 12. 지금 시작하는 부자 공부

권성희 지음 | 가디언



 경제기자인 저자는 '줄리아 투자노트' 칼럼을 작성하며 자신만의 투자법칙을 세우고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그런데 소통 과정에서 일부 독자들이 "그래서 당신은 부자입니까?"라거나, "다 필요 없어. 수저만 잘 물고 태어나면 돼." 등 비꼬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저자는 글 서두에서부터 '나를 뜨끔하게 한 댓글이 있다'고 이 의견들을 언급하며 부자도 아닌 자신이 부자 공부에 대해 말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한 명의 독자로서 저자에게 그런 잡음들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부자가 아니면 투자노트를 공유하지 말아야 하나? 부자가 되고 싶으니까 부자들을 연구하고 자신만의 투자노트를 작성하는 것 아닌가? 비관적인 소리로 힘 빠지게 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그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편이 훨씬 낫다.




 많은 책들이 저자가 독자에게 '가르침'을 주는 식이다. 그런데 이 책은 서두에서 자신의 경험을 많이 얘기했기 때문인지 [지금 시작하는 부자 공부]는 저자와 함께 배우는 듯하다. "얘들아, 너희도 이렇게 살아라"가 아니라 "얘들아, 우리도 이렇게 살자"에 가깝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나중에 진짜 부자가 되어 한 번 더 책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덕분에 독자가 저자와 같은 꿈을 품고 함께 달리고 싶다는 동질감을 준다. 그러면서도 독자의 머릿속을 꽤 냉정하게 치고 가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경청하고 존중해주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기대한다. 이처럼 외부에서 얻는 만족감은 대단히 기분 좋게 느껴지지만 중독성이 있음을 잊지 말라.>

 편안함에 안주해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고, 성장하지 못하면 부자가 될 수 없다. 당장 눈앞의 쾌락을 좇기보다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살면 현재가 너무 피곤해지고 각박하지 않으냐고? 그런 질문은 다음 구절로 화답하겠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는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의 결과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의 결과이다. 그러니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불평할 일도 없고 지금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서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다 내 탓이라는 거다. 현재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는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 요즘의 나는 매일 불안해하며 불편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위 구절이 내게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다가올 미래를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내가 무언가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한다. 그 '무언가 다른 행동'이 무엇일지 깨닫지 못해 계속해서 책을 읽고 뉴스를 본다.




 지난번 읽은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40가지 습관]의 저자는 부자들이 이 음식이 내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 고민한 후 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다고 했는데, [지금 시작하는 부자 공부]의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부유층에게 쇼핑이란 '보존하고 투자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구매하는 물건과 서비스가 내게 가져다 줄 혜택, 즉 가치에 관심을 갖고 쇼핑한다면 낭비하거나 후회할 일이 없다.

 구매욕구가 들 때마다 이 사실을 곱씹어보니 어느 정도까지만 사고 멈춰야 할지 살짝 감이 잡혔다. 책을 읽고 반추한 뒤 내 실생활에 적용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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