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들레 Dec 11. 2023

홀로 코스트 생존자 임레케르테스 <운명>을 읽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행복은 존재할 수 있을까?

#고전

#운명

#임레케르테스

#2차 세계대

#강제수용소

#자전적 소


임레 케르테스 <운명>


14살 유대인 소년 죄르지

아버지의 강제노동징집으로 한순간 가장이 되어버리는 현실




"너 역시 유대 인 공동 운명체의 일부이다."라고 말하더니 이에 대해 자세 하게 설명했다. 이 운명이란 유대인들이 순종과 희생으로 인내하면서 받아들여야 하는,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지속된 박 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박해를 우리 선조들이 오래전에 지은 죄 때문에 하나님이 부여했기 때문에 용서 역시 오직 그분으로부터 만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에 하나님이 우리에 게 바라는 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부여한 각자의 위치에서 힘과 능력에 따라 우리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유대인 교육에서 우리는 배울 것이 많다. 하지만 14살 소년에게 너무 가혹한 책임감은 아니었을까? 완벽한 자기 자리를 지키는 건 시대와 인종을 떠나 험난한 과제다. 




1928~44년까지 청년군사조직에 열 너 덧살소년들이 노동수용소로 징집된다, 죄르지도 그중 하나다, 유대인은 노란 별을 달고 다녀야 했고 어디든 차별과 통제를 받는다(인심 쓰듯 노동 수용소 유대인은 별도 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곰곰이 생각도 하고 책과 대화를 통해 그 원인을 찾아보려 노 력했다고 했다. 결국 사람들은 유대인 자체를 증오한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자기 생각에 우리 유대인은 다른 사람 들과 다른데, 그 다름은 본질적인 다름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노란 별을 단 자신들에게 보내는 증오의 눈빛을 인식하며 유대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어느 날 수용소 노동을  가다 어처구니없게도 한 곳에 유대인들을 이유 없이 억류시키더니 어떤 의지도 없이 독일행 기차에 짐짝처럼 태워져 '벽돌공장'으로 향한다, (14살 죄르지에게 믿을 수없이 가혹한 현실을 담담하게 표현하기에 더 슬프다) '신에게 논쟁하지 마라', 그렇지 않다면 인생이 너무 황무지 같아져 버릴 것 일라는 위안이 필요했던 극한 삶으로 가고 있다.


독일 벽돌공장으로 가는 기차 안 물도 없이 긴 시간을 버티며 헝가리를 거쳐 가는 길, 죄르지는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함께한 유대인들을 보며 의지한다. '숲 속의 호수'라는 종착지 이름을 지어 힘을 내본다. 아우슈비츠-,부헨발트-차이츠 강제 수용소로 흘러가는 죄르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가장 중요한 건 자포자기하지 않기'


시간이 갈수록 수용소에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가지만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변해가고 사라진다. 죄르지는 강단 있게 행동을 보이려 하지만 구타, 배고픔, 무시당함에 지쳐간다, 다리의 통증으로 여기저기 실려 다니며 고름을 짼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 결국 2차 대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강제수용소의 끔찍한 기억을 잊어야 산다고 하지만 죄르지를 선명히 기억해 기록을 남긴다, 작가 임레 케르테스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유는 너무나 담담히 객관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묘사했기에 읽는 이의 마음을 더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죄르지는 살아남았다, 그것 자체로 승리자라고 말하고 싶다. 그가 살아남은 이유가 마지막 문장에 담겨있다.

(작품 제목이 '운명'이라면,

작가는 이 삶을 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이겨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걸까?)


'모든 사람이 내게 수용소에서의 역경과 끔찍한 일들에 대해서만 무대 는다. 나에게는 이러한 경험들이 가장 기억할 만한 일들로 남아 있는데 말이다. 그래, 사람들이 나중에 묻는다면 그때는 강제수용소의 행복에 대해 얘기해 주어야 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내 삶의 한가운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