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리 Nov 25. 2020

꿈을 잃지 않는 나의 빛나는 친구에게

너의 꿈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경험이 되길

아직도 음악방송을 보면 가슴이 설레고,

아직도 걸그룹 댄스들을 따라춰보곤 한다. 코인 노래방에 멤버십을 끊어둘 정도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만 맞으면 댄스 학원을 다시 다녀보고 싶은데, 사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다.


앞선 글들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나의 10대 시절을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바쳤다.

10대 때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은 가수가 되기 위함이었고,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흔하디 흔한 남자 친구 한번 사귄 적 없었다. (바보 같이, 정말 왜 그랬을까.)

호기심으로도 목에 무리가 갈까 봐 담배 한번 피워본 적 없으며,

'보아'와 같은 한류스타가 되기 위해 일본어 자격증을 따며 혼자 공부를 했고,

가수가 되기에 아쉬운 나의 비주얼을 커버하고자 나의 스펙을 키웠다.

피아노, 노래, 춤 이런 건 기본이었다. 한 번은 SM 아카데미에서 춤을 배우고 유학을 왔다는 언니에게 지기 싫어 새벽 밤새 내내 안무를 따서 외운 적이 있다. 그만큼 나의 10대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일념, 단 하나였다.


20대가 되어서 한국에 와서 데뷔를 해보고 좌절도 했다.

스물여덟이 되어보니 그 시절 남은 건, 나의 가장 빛나는 시간들을 함께 한 친구들이다.

그 가운데에 지금 꽤 유명한 배우가 된 친구도 있고, 이 일을 완전히 접고 시집을 가서 애가 둘인 친구도 있고,

댄스학원을 하는 운영하는 친구도, 홈쇼핑 호스트가 된 친구도 혹, 나처럼 사업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


빛나는 별이 되고 싶었던 우리의 찬란한 20대. 비록 이제 20대라고 하기도 애매한 20대의 끝자락이 되어 30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일을 꿈꾸고 도전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한 친구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너무 존경스럽기도 하다.

나는 내 꿈을 현실에 벽에 부딪혀 버렸는데, 너무나 반짝 빛나고 찬란한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에,

내가 너무 세상에 때 묻은 건가 싶을 때가 있다.



JTBC <싱 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요즘 핫하다.

MC 및 심사위원 군단도 화려하고, 나오는 출연자들도 대중의 눈에 익은 사람들이 많다.


그 가운데 유독 내 눈에 빛나는 나의 오랜 친구가 있다. 20대 초반부터 누구보다 고생 많이 한 것을 아는, 화려한 데뷔를 했지만, 이후 회사의 파산도 겪었으며, 이후 방황도 했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직 외길만 걸었던 내 친구.


주변에서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아?, " "이제 우리 나이도 있는데.."라는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고 오직 외길인생만 걷는 씩씩한 내 친구. "또 경연하는 게 힘들지 않아?"라고 할 때는 "너무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배우는 게 더 많아"라고 이야기하는 친구다. 그런 친구들의 열정을 보면, 가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꿈을 좇는 그 열정이 너무 부러워서. 그렇게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열정과 용기가 부럽다. 그리고 그러지 못하는 나를 보면 씁쓸하다가도, 결국 다시 일에 몰두해야 하는 현실에 쓴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런 내 친구에게 경연에 파이팅하라고 배도라지즙을 선물했다.


부디 내 친구가 자신의 꿈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응원해본다.


내 친구의 꿈이 이루어지면서 나 또한 대리 만족하며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한 우물만 파는 게 얼마나 힘들지 아는데,

그리고 그 경쟁이 얼마나 나는 피폐하게 하는지도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너에게 분명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믿는다.

내 친구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된 연인들의 이벤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