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동으로 메너리즘을 극복하자.
‘매너리즘(mannerism)’의 어원은 미술양식에서 생긴 말이다. 르네상스미술에서 바로크미술로 넘어가는 사이(1530년~1600년)에 이탈리아에서 나타났던 과도기적인 미술양식을 말한다.(출처 세계미술용어사전) 매너리즘은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양대 산맥의 골짜기 정도로 큰 이슈가 없었다.
요즘 매너리즘은 ‘현재에 안주하며 나를 바꾸려하지 않는 것’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어떤 일에 더 이상 발전 없이 무기력한 상태를 매너리즘에 빠졌다고들 한다.
매너리즘이 지나가고 바로크라는 엄청난 시대가 열렸다. 우리도 매너리즘을 극복하면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심리적 상황을 살펴보면 이렇다. 뇌의 편도체는 불안한 상황에서 활성화된다. 편도체의 반응 때문에 불편하고 불안한 것은 피하고 싶어진다. 새로운 일을 하거나, 어떤 도전을 할 때도 낯설고 불편하다. 즉, 새로운 일이나 도전을 피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게 된다.
매일매일 변화 없이 하루하루를 ‘어제 같은 오늘’을 보낸다. 이런 상황이 익숙해지면 발전이 없고 오히려 도태된다. 이것이 매너리즘이다.
새로운 변화나 기회를 받아들일 때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은 자기평가에 달렸다. ‘자기평가’는 ‘자신의 능력이나 특성을 스스로 판단하는 활동을 말한다.’ 자기평가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우리의 일상이 변한다. 기존의 자기평가를 바꾸지 않으면 매일 접하는 정보가 항상 똑같다고 느낀다. 새로운 기회가 와도 알아 차릴 수 없다. 항상 똑같은 자신의 기준이나 판단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변화 없는 일상이 계속되며 기존의 ‘자기평가’가 굳어진다.
목표를 세우고 일을 할 때 매너리즘에 빠지는 패턴을 살펴보자. 처음에는 열정과 의욕이 넘친다. 처음부터 매너리즘에 빠지는 사람은 없다. 높은 목표를 100이라고 하자. 의욕을 갖고 80정도 달성한다. 이때 ‘그래 이정도면 됐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100을 달성하고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 80을 달성한 사람이 안주하고, 100을 달성한 사람이 다른 목표를 찾지 않으면 더 이상 변화는 없다. 더 이상 열정과 의욕이 없게 된다. 그 상황에 안주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되는 것이다.
연 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세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목표를 기억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연말에 자신의 목표를 기억하기만 해도 대단한 거다.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도 목표를 세우기는 마찬가지다. 머릿속은 매너리즘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세우면 수많은 생각을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점점 안 되는 이유만 찾게 된다. 그게 편도체가 하는 일이다. 생각이 많아져도 머리가 복잡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머리가 복잡해질 때는 메모를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글로 적어 놓아야 생각이 심플해진다.
사소하더라도 작은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런 목표가 없는 것이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편도체의 반응으로 ‘그건 안 돼, 할 수 없어’라고 미리 ‘선 거절’한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서 오늘 하루 어땠는지 생각해보자. 어제 잠자리에서 생각했던 오늘을 보냈는가? 대부분 어제 잠자리에서도 오늘에 대한 생각을 안 해봤을 것이다. 그렇게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낸다. 잠자리에서 잠들기 전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고 상상해야 한다.
잠들기 전 목표를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한다. 청소를 예를 들어보자. ‘내일은 상품의 먼지라도 닦아보자’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이제 이것을 상상으로 머릿속에서 그리는 것이다. 잠들기 전에 내일 상품의 먼지를 닦는 상상을 한다. 잠들기 전이니 천천히 자세하게 머릿속에 그려보자. 어떤 상품을 어떤 걸레로 어떤 손을 써서 어떻게 닦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하루 한가지씩만 닦아도 된다. 일단 하나라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잠들기 전에 상상하는 것은 잠재의식에 큰 영향을 준다.
할 일을 정하고 이미지로 만들어 시각화해야 한다. 잠재의식은 상상하는 것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잠들기 전에 생각하는 것은 잠재의식이 잘 받아들인다.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이다. 내일이 되면 어젯밤 구체적으로 상상했던 일을 뇌는 경험해본 일이라고 느낀다. 전날 시각화했던 일을 하는데 거부감이나 불편함이 없어진다. 편도체의 반응 없이 어제 목표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매너리즘의 극복은 작은 목표와 시각화를 통해 사소하게 시작해야 한다.
‘적자! 생존’이라는 말이 있다. 적어야 산다는 말이다. 메모를 하면 행동이 쉬워져 매너리즘도 이겨내고 멘탈도 강해진다. 메모하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도 할 수 있다. 무기력해져 가만히 있을 때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손은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두뇌’라고 칸트는 표현했다. 메모를 통해 뇌를 자극할 수 있다. 메모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무심코 글을 적다 보면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글로 적고 뇌를 자극하면 좀 더 쉽게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된다.
메모하면 뇌도 자극되지만 적어놓은 글을 보면 어떤 목표가 생기고 의욕이 생긴다. 메모는 손으로 적기도 하지만 적은 것을 보기도 한다. 시각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목표를 적거나 낙서하듯 그림을 그려보기만 해도 뇌를 자극해 생각의 폭이 커진다. 부모는 적어놓은 아이의 이름만 봐도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목표를 손으로 적고 눈으로 보면 더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있다.
손이 닿는 곳에 종이와 펜을 꺼내놓자. 전화통화를 할 때 펜을 들고 있으면 낙서라도 하게 된다. 정말 적을게 생각나지 않으면 가족이나 친구, 회사동료의 이름을 쭉 적어보자. 일터에 있다면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쭉 적어서라도 메모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 행동은 강한 멘탈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된다.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행동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다. 그게 쉬우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 청소는 더럽고 지저분한 것들을 치우고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다. 마음속에 굴러다니는 매너리즘을 치우고 버리고 정리해야 한다. 손톱이라도 깎자. 내 손 끝에 붙어있는 지저분한 것을 깎아내 버리자. 이 작은 도전이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된다. 정말 해볼 만한 도전 아닌가? 이렇게 작은 도전으로 작은 성취감을 만들어 새로운 자기평가를 만들자.
골프용품을 골프샵에 납품하는 일을 하다보면 가끔 매너리즘에 빠진 사장님들이 있다. 첫눈에 딱!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청소상태’다. 이런 사장님들이 ‘골목식당’이라는 TV프로그램에도 나온다. 그런 거래처에 가면 나는 가끔 잔소리를 한다. 친하니까 하는 것이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10년 전에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영화보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굴러다니는 먼지는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일단 청소부터하자. 쓸고 닦고 정리하다 보면 성취감이 생긴다. 덩달아 의욕도 생기게 된다.
사무실이라면 내 책상 청소, 정리부터 해보자. 책상 서랍을 열어보면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무용품이 이러 저리 굴러다니기도 한다. 미뤄놓은 장부정리나, 컴퓨터 파일 정리도 같이 다 정리 하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어제 안했던 청소를 오늘 하자. 어제와 다른 하루가 될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어제와 다른 하루를 만들어가자. 그래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손톱이라도 깎아보자. 무기력한 사람들은 손톱 깎는 것조차 귀찮아한다.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야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시각화와 작은 행동과 메모를 통해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어떻게 매번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신체에 바이오리듬 있듯이, 인생에도 바이오리듬이 있다. 지금 힘이 든 것은 나중에 힘이 되는 것이다. 잠들기 전 상상하고, 메모하고, 작은 행동을 해야 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 수 있다.
매너리즘이라는 험난한 골짜기를 지나면 바로크라는 엄청난 시대가 열린다. 매너리즘을 극복하면 멘탈은 최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