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일
오디오 기반의 SNS, 클럽하우스
텍스트 중심의 페이스북, 이미지를 강조하는 인스타그램을 지나, 오디오 기반의 뉴 소셜미디어가 등장했다. 클럽하우스는 지금까지 겪어온 소셜미디어와는 사뭇 다르다.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책과 찾아볼 수 있는 사진처럼, 저장된 데이터의 교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에 대화는 녹음되지 않는다. 때문에 모든 유저들은 실시간으로 소통할수 밖에 없다. 언뜻 불편함이나 부담감을 호소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대화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닌가. 커뮤니케이션이란 본디 그런 형태이지 않았는가.
코로나19 이후 일과 일상을 구분할 것 없이 소통과 교류가 얇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만날 수 없기에 교류할 수 없고, 교류할 수 없기에 소통이 지연된다. 우리는 그러한 불편한 상황을 근 1년 가까이 견뎌왔다. 조금씩 나아지는듯 여전히 끝나지 않는 시국에서, 클럽하우스는 새로운 형태의 커넥트라는 생각이 든다. 유저들은 원하는 방을 개설하거나 참가하여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 경험은 마치, 좋아하는 동아리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같다. 대화의 흐름을 놓지지 않게 적당히 집중해야 하며, 치장하거나 숨길 수 없는 목소리로 의견을 전달한다.
어딘가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먼곳에서 또 먼곳으로 연결된다. 글이나 사진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는 목소리로 교류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커넥트를 경험한다. 물론 오디오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통한 연결보다 강렬하다거나 우위에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문장 한 줄로 거대한 교류에 동참하기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이미지 하나로 소소한 위로받기도 하니까.
하지만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연결을 바라고 있다. 당연했던 일상이 깍여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새로운 형태의 만남을 기다려온 것이다. 나는 그것이 클럽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존재해왔던 소셜미디어와는 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커넥트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feat. 왓챠에서 최근, 함께 영상을 보고 채팅이 가능한 '왓챠 파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는 이것 또한 클럽하우스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연결를 바라니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