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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독서문화의 신대륙을 향하여

by 시 쓰는 소년

우리는 흔히 "AI가 이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라고 말을 하고 있고 뉴스 기사에서도, 기업 홍보에서도, 심지어 일상 대화 속에서도 AI 활용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차분히 하루를 돌아보면, 정작 내가 AI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의문이 든다. 검색 한 번, 글자 교정 몇 번, 간단한 질문 정도에 머무르지는 않았는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생각보다 크다.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아직 초입에 불과하다.


이 간극은 마치 대항해 시대와도 닮았다. 당시 유럽 사람들은 지구의 끝에 또 다른 땅이 있을 것이라 어렴풋이 알았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발을 딛고, 생활의 일부로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도 단순한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었다.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탐험해야겠다는 강한 욕구, 미지에 대한 도전정신, 그리고 끝내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나 AI 시대를 외치지만, 말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도구로 사용할 때 비로소 AI는 힘을 가진다. AI는 알아야 쓸 수 있고, 잘 알아야 잘 쓸 수 있다. 무작정 기대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직접 만지고, 실패도 경험하고, 자기 삶과 연결해야 한다. 탐험 없는 발견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신대륙을 발견해야 할까?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 즉 독서모임 속에서도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독서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의 시각으로 책을 해석하고, 대화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곳이다. 여기에 AI가 결합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문화적 실험을 시도할 수 있다. AI는 발제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토론의 흐름을 정리하며,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읽은 책의 내용을 다른 지식과 연결해 주거나, 구성원 각자에게 맞춤형 독서 지도를 제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는다. AI가 독서모임에 스며드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집단지성을 실험하게 된다. 인간의 감성과 AI의 분석력이 결합될 때, 독서 경험은 더 풍요로워지고, 더 창의적인 차원으로 확장된다. 마치 신대륙에 첫발을 내딛던 순간처럼, 우리 앞에 새로운 문화가 열리는 것이다.


물론 위험도 있다. 잘못 사용하면 피상적인 대화만 남을 수 있고, 기계적 요약에만 의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콜럼버스가 직면했던 위험과 다르지 않다. 실패와 두려움 속에서도 끝내 항해를 멈추지 않았기에 인류는 새로운 대륙을 얻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 정신이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AI는 우리의 일상에 있다"라는 두루뭉술한 말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진짜 나의 삶 속으로 AI를 끌어와 활용할 것인가. 독서모임이라는 작은 항해에서 시작해, 더 큰 지식의 바다로 나아갈 용기를 낼 것인가. 답은 이미 분명하다. 우리가 발견해야 할 신대륙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우리가 함께 꾸려가는 AI 독서문화의 현장에 있다.


"AI와 함께하는 독서문화를 경험"하는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는 곧 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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