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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all wins Sep 30. 2024

헤어짐의 깊이를 한껏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헤어짐의 깊이

헤어짐의 깊이를 한껏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감사하게도 일상 곳곳에서 크고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도 이따금씩 스쳐 지나가는 무거운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 설명할 수 없어 말을 아끼고, 침묵을 선택했던 지난 몇 달. 그리고, 지인과 갔던 카페에서 뽑은 글귀에서 알게 된 마음. - 헤어짐의 깊이를 한껏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호주 갈 준비를 하며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기보단, 책임감이란 무게와 양가부모님을 챙겨야 하는 내 역할의 부재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할아버지에 대해 나도 모르게 미리 애도의 마음을 머금은 채 지내온 것 같다.


지난 5월에 남편의 친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노쇠하신 외할머니를 시어머님과 6명의 자매들이 헌신하며 돌보는 모습을 보고.. 아들만 많은 나의 친할아버지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았으면 했다. 혹여라도 호주에서 마지막 인사도 못 드릴까 봐,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기력이 있으실 때 댁에서 뵙고 싶어 달려갔다. 할아버지는 결국 다음날 중환자실에 들어가셨고, 지금은 연명치료를 받고 계신다.


이 무거운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용기 내 사랑한다는 말을 건넸다. 두고 갈 가족, 지인들과의 헤어짐을 한동안 깊이 느끼며 마음으로 울었던 시간들. 헤어짐은 인생의 한 과정이고 자연스러운 순리다.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며 헤어짐을 깊이 느끼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고, 떠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 기쁘게, 아름답게 잘 채워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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