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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Nov 18. 2023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환상

프롤로그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이제 21세기 전 세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메가 트랜드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논문과 개념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목격한 사람들이 이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2007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던 시절의 ‘아이폰 모먼트’를 이야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챗GPT에 탑재된 초거대언어모델(LLM) GPT-4.0은 이제 의심의 여지없이 사람과 분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글을 써내고, 이미지 생성 모델 Stable Diffusion은 사람보다 더욱 난해하고 예술성 있는 그림을 그려내는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칭하는 많은 사람들은 생성형 AI가 이미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을 지나고 있으며,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창작의 영역에서마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합니다.


한편으로 이처럼 눈부신 초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의 발전상을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은 우리 인류에게  크나큰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나의 일자리는 정말로 괜찮은 것일까요? 한 발 나아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스스로가 창조해낸 지적 존재에 의해 완전히 대체된다면, 우리 인류는 어디서 존재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불안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조급해하며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허겁지겁 트렌드를 뒤쫓고 있습니다. 혹시 이 책을 펼쳐 든 여러분께도 인공지능은 막연하고 두려운 무언가가 아닌가요?


출처 : Shutterstock


인간은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거나 지나친 환상을 가지기 쉽습니다. 저는 현업 자연어처리(NLP) 엔지니어로서 독자분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환상을 걷어내고 인공지능 기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업무와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는 최신 초거대언어모델(LLM)의 근간인 자연어처리(NLP)의 기초개념과 테크닉을 기술 발전의 흐름에 따라 소개하는 기술서입니다. 챗GPT를 비롯한 LLM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해내는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인공지능은 더이상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곁에 두고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개인비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테크닉을 이해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절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인공지능이 오랜 시간에 걸쳐 그녀(Her), 아이로봇(i-robot)과 엑스 마키나(Ex-machina) 등 수많은 SF영화의 단골소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인공지능의 나머지 반쪽, 즉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영화같은 인공지대 시대를 여행합니다.


인공지능의 시초가 되는 ‘생각하는 기계’는 1950년대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이 발표한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계산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앨런 튜링이 말하는대로 정말로 기계는 생각할 수 있을까요? 컴퓨터에 인간의 뇌를 완벽히 재현한다면 우리는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ASI)을 창조해낼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런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이 책의 후반부에서 그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영화 그녀(Her)의 사만다처럼 자아를 가지고 인간과 교감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러나 인류에게 종말을 가져다줄 터미네이터의 T-1000처럼 심각하고 무시무시한 존재는 더더욱 아닙니다. 21세기 가장 핫한 기술인 인공지능은 우리 스스로가 지적인 존재를 창조해내고 이를 통해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류의 존재의미에 대한 도전이자 위협이 될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기 위한 인공지능 문해력(literacy)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놀라운 기술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여러분이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있던 인공지능과 경쟁하거나 협력하며 일하게 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 책을 통해 초거대언어모델(LLM)의 근간이 되는 기술의 흐름을 이해하고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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