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쟁의 ‘운영체제’가 되는 순간

팔란티어와 앤트로픽이 보여준 미래 전장의 모습

by 알바트로스

영화 터미네이터 속에서 보던 인공지능 전쟁은 오랫동안 공상과학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은 점점 더 빠르게 현실의 전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전쟁 수행 자체를 바꾸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image.png 출처 : 영화 터미네이터


특히 2026년 2월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Anthropic)과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기술이 실제 전쟁 수행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란 내 목표물을 식별하고 타격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를 활용한 전쟁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밀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공격을 줄이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AI에게 전쟁 수행 권한이 확대될 경우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전략학 교수 케네스 페인(Kenneth Payne)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은 이러한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연구팀은 GPT-5.2, 클로드 소넷 4, 제미나이 3 플래시 등 여러 AI 모델을 활용해 가상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전쟁 상황에서 AI에게 공격 전략을 위임할 경우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빈번하게 핵무기 사용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AI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전장에서 AI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전쟁의 모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이란 전쟁에서 나타난 AI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AI가 바꾸고 있는 전쟁의 새로운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팔란티어와 앤트로픽의 협력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적 조합은 바로 팔란티어와 앤트로픽의 협력이었습니다. 과거의 전쟁이 지휘관의 경험과 제한된 정보에 의존했다면, 이번 사례는 데이터와 AI 추론이 결합된 새로운 전쟁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팔란티어의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는 전장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는 일종의 신경계 역할을 했습니다. 위성 이미지, 드론 영상, 통신 신호, 심지어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위치 정보까지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전장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이 구축되었습니다.


image.png 출처 : Palantir

여기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결합되었습니다. 클로드는 팔란티어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군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군사 교리를 반영한 다양한 작전 시나리오를 빠르게 도출했습니다. 인간 참모들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패턴까지 포착하면서 지휘관이 보다 정교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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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미군은 이란 내 핵심 목표물을 식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의 며칠 단위에서 단 몇 분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기술 협업을 넘어, AI가 전쟁의 속도와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가 바꾸게 될 미래 전장의 모습


AI가 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전쟁의 양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무기의 성능이 좋아지는 수준을 넘어 전쟁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전쟁의 속도입니다. AI는 다양한 센서와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최적의 대응 전략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목표를 탐지하고 분석한 뒤 작전을 수립하는 데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렸다면, AI 기반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결국 전쟁은 인간의 판단 속도가 아니라 AI의 계산 속도가 승패를 좌우하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전장의 무인화입니다. 드론, 자율주행 차량, 무인 수상함과 같은 장비들은 이미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I가 결합되면서 이들은 단순한 원격 조종 장비가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협력하는 자율 전투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 대의 드론이 군집을 이루어 목표를 탐색하고 공격하는 ‘드론 스웜(Drone Swarm)’ 기술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변화는 데이터 중심 전쟁(Data-centric Warfar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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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탱크나 전투기 같은 물리적 무기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위성, 드론, IoT 센서, 사이버 정보 등 다양한 경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통합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가 곧 군사력의 핵심이 됩니다. 결국 국가 간 경쟁은 단순한 군비 경쟁을 넘어 AI 기술력과 데이터 인프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중심 전쟁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의사결정을 담당하게 될수록 인간의 개입 없이 치명적인 공격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AI가 전쟁 상황에서 인간보다 훨씬 공격적인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은, 국제사회가 AI 무기 사용에 대한 규범과 통제 장치를 고민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전쟁의 속도와 규모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 지휘관이 상황을 판단하기도 전에 AI 시스템이 연쇄적으로 대응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작은 충돌이 순식간에 대규모 군사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AI 시스템이 해킹되거나 잘못된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을 내릴 경우, 의도하지 않은 공격이나 오판이 발생할 위험 역시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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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쟁을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협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쟁은 더욱 빠르고 자동화된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윤리적 기준과 국제적 통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AI는 단순한 전략적 자산을 넘어 전 세계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잠재적 위험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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