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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 Sep 08. 2020

더 자유로워지는 법

얽매였던 '언젠가'에서 벗어나면 자유로워진다.

책장을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책들에게서 해방!

옷장을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입어야지 했던 옷들에게서 해방!

욕실을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써야지 했던 선물세트에서 해방!

주방을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써야지 했던 그릇들에게서 해방!

냉장고를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먹어야지 했던 음식들에게서 해방!

신발장을 정리했더니 언젠가는 신어야지 했던 신발들에게서 해방!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 물건들을 묶어놓는 마법의 단어인 ‘언젠가’에서 해방된다. 물건을 남기는 시간의 기준이 "현재"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시점인 써야지, 먹어야지, 입어야지, 읽어야지 하는 물건들이 사라진다. 덩달아 과거에 썼던 물건들과도 해방된다. 좋아하지 않지만 물건이 너무나 말짱해서 억지로 써야 했던 물건들과도 안녕이다. 써야만 할 것 같은 물건들에게서 벗어나는 해방감이란 엄청나다.




먼저, ‘언젠가’들의 물건을 치우면 시간의 자유가 생긴다. 쓰지도 않을 물건을 관리하는 데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살았다. 아이들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에게 시간을 뺏겨 아이들과 함께 쓸 시간이 없었다. 책을 읽어주기보단 책장을 치우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살았다. 완전 주객이 전도된 상태였다. 문제의 '언젠가'의 물건들을 비우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적어진다. 간소해진 물건은 선택지를 줄여준다. 그래서 어떤 물건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두 번째로 광활한 공간의 자유가 생긴다. 물건들로 가득 찬 공간은 뭔가를 할 때마다 치우거나 버려야 한다. 물건으로 꽉꽉 들어찬 공간은 에너지와 시선을 모두 빼앗아 간다. 현재에 내가 사용하는 것들만 남기면 공간이 여유로워진다. 비워진 공간은 들어섰을 때부터 숨통이 트인다. 빈 공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창조성이 회복된다.


사실, 가끔은 비어진 공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경주마 같은 인생에서 조금은 쉬어가는 타임을 가져도 된다는 마음이 생겼기때문이다. 공간에만 여유를 두었을 뿐인데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빈 공간은 정신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자유를 제공해준다.        


세 번째로 사용하지 못한 물건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진다. 사용되지 않은 물건들을 보면 언젠가는 써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생긴다. 생각보다 그 압박감이 심하다. 써야 하는  쓰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데 버리지 못하고 계속 미루면 자신에 대한 불신감이 쌓이게 된다.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어기는 행위가 되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게 된다.


써야 하고 버려야 할 물건을 정리할수록 미뤘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된다. 써야 하는 물건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지면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저축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신용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자신감은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그리고 평소에 사용하기를 미루고 아껴두었던 물건을 맘껏 쓰게 된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온 지인들의 선물을 아껴만 두었는데 이제는 맘껏 사용하고 즐긴다.

  

아프리카를 다녀온 지인에게서 받은 선물, 아껴두었다가 새집에 이사 갈 때 걸어두려고 했는데, 지금 걸어놓고 만끽하기로 했다. 볼 때마다 너무 예쁘고 기분이 좋아진다.

    



자유는 그 자신을 자유의 몸으로 이끌어 나갈 만한 사람에게 깃든다. 그러므로 자유는 누구나 지닐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사람이면 일생토록 반려자가 되어 준다. -칸트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은 자유를 누리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게 된다. 쓸모없는 것들을 비우고 나면 쓸데없는 돈과 시간 그리고 에너지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갖고 있는 물건을 단순화할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자신에게 시간을 충분히 갖을수록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머물고 있는 공간을 비울수록 나에게 꼭 필요하고 어울리는 것들로 채울 수 있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만족하는 삶은 더 사기 위해 아등바등 돈을 벌지 않게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욕심도 내려놓게 만든다. 모든 영역에서 자유를 되찾으면 평범했던 일상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무심코 지나쳤던 길가에 핀 꽃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로움을 선물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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