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도는 통영의 섬 중 하나로, 개인 소유의 섬입니다.
입도시간 제한도 엄격한 편이고, 섬 안에서 쓰레기를 버리거나 하는 것도 완전히 금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 깨끗한 섬의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에 속해 있지만, 거제도 서쪽에 붙어 있기 때문에 거제도에서도 장사도로 들어가는 배들이 출항합니다.
전 통영의 유람선터미널을 이용했습니다. 거제에서 타면 운항 시간이 짧다고 해도 거제까지 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냥 통영에서 타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상당히 운행 횟수가 자주 있습니다. 성수기가 되면 추가 편성도 들어가는 듯 합니다.
왕복 배삯과 공원 입장료를 포함해 총 29,500원이었습니다. 표 밑으로 보이는 종이는 승선계로 이름과 연락처 등 간단한 인적 사항을 적어야 표를 살 수 있습니다.
제가 탔던 배는 신태양호였습니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섬들을 안내해주기도 하고 가는 시간 내내 지루하지 않게 설명을 이어갑니다. 선장님의 입담이 참 재미지더군요. 예전에는 배만 타면 관광버스 마냥 뽕짝 틀고 막걸리가 돌고 노래를 부르고 했는데 요즘에는 법이 강화되면서 그런 일은 없다고 하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가 더 여행 같고 좋습니다.
저 이름표는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섬에서 나올 때 선장님께 다시 드려야 합니다. 아마도 승선 인원 확인용이기도 한 것이죠.
장사도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를 싣고 왔던 배는 사람들을 내려주고 바로 섬에서 떠납니다.
접안 자체가 금지 되어 있어서 저렇게 섬 부두에서 사람만 내려주고 바다 위에 둥둥 떠있다가 나갈 시간이 되면 나가는 부두에 다시 배를 대고 사람을 태워서 떠납니다. 덕분에 덜 혼잡한 것은 장점이었습니다만, 시간을 여유롭게 잡긴 어려웠습니다. 정말 꼼꼼하게 섬을 다보고 사진까지 찍으면서 여유있게 다녔더니 나중에 나갈 시간이 약가 급하다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전망대 가는 코스를 포기하거나 분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연리지까지 샅샅이 뒤져 보지만 않는다면 2시간 정도 되는(1시간 50분 정도였습니다) 관람 시간이 절대 부족하진 않을 겁니다.
초반엔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뽕잎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부터 시작이지만, 올라가는 길에도 각종 허브와 동백 등으로 조경이 참 잘 되어 있어서 여기서도 꽤 시간을 많이 보내 버렸습니다.
오르막길 끝. 바다를 보는 조각상이 있고, 한 쪽에선 뽕잎 아이스크림을 팔고, 작은 광장 같은 곳이 나옵니다. 오른쪽 길로 들어가서 안내대로 돌면 됩니다.
광장에서 보는 바다부터 장사도 관광이 시작됩니다.
참 관리가 잘 된 섬입니다. 전 로즈마리가 한창 꽃을 피우고 동백꽃들이 저물어 갈 때쯤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장사도분교. 작은 분교 건물엔 김수현 판넬과 사진찍기 참 좋은 소재들이 보입니다. 분재도 잔뜩 있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섬 한 쪽을 통채로 돌게 됩니다. 전망대만 4곳 정도가 나오는데, 그냥 바다입니다. 바다 풍경을 좋아하거나 기념 사진이 필요하면 좋지만 무릎이 안 좋거나 하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지 말고 바로 온실쪽으로 방향을 꺾어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통영 사람인 제 기준에선 그냥 그랬고, 제 뒤로 지나가던 사람은 탄성을 지르셨습니다. ...가시는 것은 뜻대로 하시옵소서.
용설란이 핀 길을 지나 온실을 구경하고 나오면, 드디어 장사도의 하이라이트...
동백 터... 터... 동백이 진 동백 터널이 나옵니다.
...동백이 한창일 때 가면 여기가 다 붉은 색일 정도고 여기가 도민준씨 별인지 물어 보게 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내려 온다고 합니다. 사실 동백 꽃이 많진 않았어도 전 이 길이 참 좋았습니다. 좁게 이어진 나무로 뒤덮인 터널 같은 길.
미술관을 지나 미로는 폐쇄되어 있었고 작은 공연장 등이 나오고...
큰 공연장도 나옵니다. 여기도 장사도로 검색하면 자주 보이는 이미지입니다.
공연장 위쪽에는 사람의 얼구을 다양하게 표현한 조각상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길을 따라 가면 작은 교회가 나옵니다.
안쪽에서 하얗게 보이는 십자모양이 보이길래 빛의 교회 같은 연출인가 하고 자세히 보니 그냥 형광등이더군요. 약간 아쉬웠습니다.
장사도의 또 다른 끝에 있는 연리지입니다.
위 쪽으로 뻗어 나온 나뭇잎의 색과 그 아래쪽의 짙은 나뭇잎색이 다르죠? 서로 키가 다른 두 나무가 연리지가 되면서 독특한 모양이만들어졌습니다. 연리지 아래로는 뱃사공과 마을 사람들로 보이는 인형들이 연출되어 있었습니다.
허브가 잔뜩 깔린 돌아가는 길에서 보니 장사도에서 나올 사람들을 태우려는 배들이 바다에 둥둥 떠서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재미있는 광경이 보입니다. 나가는 부두에 도착하니 노래를 부르는 악공들이 반겨주고, 딱 맞춰서 제가 타고 왔던 배가 들어옵니다. 장사도 여행 끝~
통영은 바다의 땅이라는 슬로건처럼, 섬 여행이 정말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통영 여행에서 날씨가 좋으면 어떤 섬이든 하나 정도는 다녀와 보세요. 지금까지 알고 있던 통영과는 또 다른 통영을 볼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