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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J Jul 29. 2015

통영, 연대도 지겟길

풍경이 아름다운 에코 아일랜드

연대도를 가는 길은 제법 멀다. 달아공원을 조금 더 지난 곳. 수산과학관과 ES 리조트를 가는 길 사이에 작은 마을 항구가 하나 있는데 그 곳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불과 15분에서 20분 남짓하면 갈 수 있는 가깝고도 작은 섬이지만, 이 섬이 가진 매력은 각별하다고 해도 좋다.



연대도에 도착해서 다시 나오는 데 약 3시간 정도 주어진다. 섬이 워낙 작은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이면 섬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선착장에 주차장은 충분한 편이고, 달아마을회관 바로 맞은 편이다. 네비게이션에서 달아마을회관을 찍고, 좌회전으로 마을로 진입하는 대신 오른쪽으로 우회전해서 주차장으로 진입하거나 아니면 근처의 낚시 가게를 입력하고 가도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버스에선 달아마을에서 내려 왼쪽편에 보이는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이 매표소다. 단, 버스를 타고 오기엔 제법 오래 걸리는 곳이기 때문에 배시간을 생각하면 서두르는 게 좋다.

바로 근처가 달아공원이기 때문에 달아공원을 저녁 무렵에 생각하고 있다면 낮에 연대도를 다녀 와서 달아 공원을 가는 코스도 추천할만하다.




잠깐만에 도착한 연대도.

에코 아일랜드라는 이름은 태양광 발절소와 함께 패시브 하우스 같은 다양한 에코 테마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원래는 한창 사람들이 많이 견학 올 계절이었지만, 메르스가 한창이던 때라 대부분의 체험이나 견학이 취소 되었다고. 덕분에 한적하게 섬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연대도 섬 모양을 딴 문패. 하나 하나 주민의 스토리가 담긴 문패는 마을을 둘러 보는 데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또 하나의 특별한 것은 아름답게 디자인 된 건물들.

주민들이 사는 공간과 별도로 공공 건물들은 제법 솜씨가 발휘되었다. 무엇보다 멋지게 잘 어울리는 글씨체와 배색이 예사롭지 않다. 차례대로 마을회관, 경로당, 화장실이다.


연대도 지겟길이라고 부르는 섬 중턱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연대도 관광의 핵심이다. 산길이라지만 거의 대부분이 평탄하고 약간의 짧은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있는 정도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중 4코스에 해당하고, 총 거리는 2.3km 정도. 아주 느긋하게 사진을 찍으며 산책하듯 천천히 걸었더니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에코 아일랜드가 될 수 있게 했던 태양광 발전소 바로 옆길의 오르막을 따라 산중턱까지 올라간다.


지겟길이라는 이름답게, 원래 지게를 지고 다니던 좁은 길은 잘 다져졌지만, 한 명이 지나갈 정도로 상당히 좁은 느낌이다. 물론 코스는 이쪽 방향으로 돌도록 안내가 되어 있어 서로 반대 방향에서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지만, 전망대는 몇 개나 있어서, 전망대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거의 절반 정도 위치에 있는 작은 옹달샘


찔레꽃이 한창일 때였다. 찔레꽃 뿐 아니라 어떤 꽃이든... 아름다워 보이던 그 곳.


거의 길의 막바지, 내리막이 시작될 무렵부터 하얀 꽃들이 길에 가득 뿌려져 또 다른 멋을 선사해주었다. 봄날의 섬은 아름답다.



지겟길이 끝나고 마을에 내려 오는 길에 밭에서 재배하고 있는 방풍이 보인다. 갯기름나물이라고도 부르고, 한약재로는 식방풍으로 부르는 식물인데 잎은 나물로 데쳐 먹기도 하고 장아찌를 담아 먹기도 한다. 질기지만 풍부한 향과 식감을 가지고 있는 남해안 지역의 해안가에서 주로 먹는 나물이다.



옛날 작은 분교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에코체험센터.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들 대상으로 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발전기라든가 하는 것들이 설치 되어 있다. 


그 뒤로는 다랭이밭에 꽃을 심어 만든 다랭이 꽃밭. 그러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직 꽃들이 풍부하지 않았고, 채 피지 않고 잎만 무성한 범부채가 가득했다. 지금이 한창 범부채가 꽃을 피울 때가 되었으니 지금 가면 딱 좋은 모습이 아닐까.



에코체험센터 쪽에서 나무 데크를 따라 다시 선착장 쪽으로 갈 수도 있다.


달큰한 향기가 가득한 인동 꽃(금은화)과 익은 보리 밭의 풍경.




봄에 연대도를 갔다면 꼭 가봐야 할 곳, 마을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개양귀비 꽃이 잔뜩이다.

몽돌 해수욕장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가면, 언덕 위에 개양귀비가 지천으로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몽돌이 깔린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연대도와 바로 옆에 이웃한 만지도. 출렁다리로 연결되어 두 섬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만지도는 연대도 보다 더 작은 섬이라서 해변을 따라 설치된 데크를 따라 선착장까지 걸어 가도록 되어 있고, 선착장에는 작은 카페가 있다.

연대도에서 배를 내려 연대도를 구경하고, 만지도에서 배를 타도 된다.



연대도 선착장의 할매공방. 횟집들이며 있는 거리에 뜬금 없는 작은 카페다.

국화차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제법 품질이 쓸만한 감국이다. 최상품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차 정도가 아니라 약으로 써도 충분할 정도 품질이다.

그 외에도 머위나 민들레, 방풍 장아찌 같은 것도 팔고 있다. 하지만 내 눈에 들어 왔던 것은 벚꽃 모양으로 디자인 된 코스터. 뒷면에는 연대도라는 글씨가 낙인으로 찍은 듯 검게 탄 흔적으로 남아 있다.


배 승선시간이 다가오고 저 멀리 배가 들어 오는 게 보이면, 선착장에 배시간이 걸린다.

연대도에서 배를 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웃한 만지도를 둘러 보고 만지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이 제법 되고, 달아항으로 들어가는 길에 들르는 학림도에서도 제법 사람이 탄다.





한 나절의 나들이.

아름답고도 즐거운 추억이 되는 곳. 연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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