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굣길에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왔다. 갑작스러운 방문이지만, 아이의 친구들을 꼬마 손님으로 대접할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 환영이다. 특히, 맛있는 간식을 예쁜 그릇에 내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날은 대접할만한 간식이 아무것도 없었다. 급한 대로, 집에 있는 재료로 브라우니를 굽기 시작했다. 재료는 부족했고 시간도 정신도 없었는데, 상황과는 반대로 브라우니는 너무나 완벽하게 구워졌다.
뭔가를 더 한 것도 없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촉촉하고 맛있는 거지? 의아해하다가 깨달았다.
뭔가를 더한 게 아니라, 덜해서 맛있게 구워진 거라고. 그동안 늘 오버 쿡을 한 거였다.
평소엔 혹시 속이 안 익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원래 시간보다 기본 5분씩은 더 굽곤 했다.
5분 더 굽는다고 속이 더 잘 익을지언정 맛에는 영향이 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런데 어제는 빨리 꺼내서 꼬마 손님들 대접할 생각에 그 5분의 시간을 더할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그랬더니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브라우니가 구워졌다. 그 오분의 차이가 정말 컸다.
빵 굽는 것조차도 애정과 관심의 적정성이 중요한 것인데, 한 사람을 키우는 일이란 오죽할까.
그러니 아이에게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오버 쿡한 관심을 넘기지 않기. 1절만 해도 다 알아듣고, 내 생각보다 아이는 강하고, 30분만 구워도 브라우니는 맛있다.
그리고 늘 최종 결론은
아이한테 오버하지 말고,
#나나잘하자